하루에 한 번씩은 은행에 꼭 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갈 때마다 기분 나쁜 일을 경험했습니다. 은행 창구의 여 직원의 인상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가정에 힘든 일이 있어서 그렇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매일 불쾌한 일을 겪다보니 화가 났습니다. 하루는 은행을 아예 옮길 생각을 하고는 그 직원에게 한 마디를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은행에 올 때마다 당신은 화가 난 얼굴로 나를 못 마땅하게 대했습니다. 나는 더이상 이 은행은 거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그 여 직원이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는 선생님을 볼 때마다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릅니다. 선생님 얼굴이 얼마나 험악한 지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큰 일이 날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사실 은행 직원이 화가 난 얼굴을 했던 것이 아닙니다. 손님의 얼굴을 보면 무서웠던 것입니다. 그 두려움이 얼굴에 나타났던 것입니다.

  가네하라 케노스케는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는 책을 썼습니다. 그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 가네하라는 이 말이 재미도 있고 좋아서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서나 먼저 웃음을 보이는 삶을 살게 된 것입니다. 내가 먼저 웃지 않으면 거울은 결코 먼저 웃지 않습니다. 거울이 웃어서 내가 웃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웃었기 때문에 거울도 따라 웃는 것입니다. 거울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어 줍니다. 잘난 얼굴은 잘난 모습 그대로, 못난 얼굴은 못난 얼굴 그대로 숨김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얼굴의 모습을 거울 앞에서는 절대 숨길 수가 없습니다.

  거울이 처음 나왔을 때 재미 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남자가 시장에 갔다가 거울을 처음 보았습니다. 자기 모습이 비쳐지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는 거울을 하나 사 들고는 마치 보물을 얻은 듯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는 아무도 거울을 못 보게 장롱 깊숙이 숨겨두고 몰래 몰래 꺼내어 보곤 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그 남편의 이상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뭔가를 장롱에서 꺼내어 보더니 히죽히죽 웃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출타한 틈을 타서 몰래 숨겨 두었던 거울을 꺼내어 보게 되었습니다. 왠 젊은 여자가 거울 속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내는 그때부터 말 없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밥도 먹히지 않았고 잠도 오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다른 여자를 거울 속에 숨겨 두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내의 몸이 점점 수척해 갔습니다. 어느 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무슨 일이 있는 지를 물었습니다. 며느리는 심각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남편이 다른 여자를 숨겨 놓았습니다.” “그럴리가 있니? 네 남편은 그런 사람이 아니란다. 좀 차근차근히 이야기해 보거라.” 아내는 장롱에서 거울을 꺼내더니 어머니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이 속에 남편이 감추어 둔 젊은 여자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그 거울을 들여다 보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얘야! 젊은 여자가 아니라 늙은이를 감추어 두었구나” “아니예요, 어머니. 내가 분명히 보았는데요. 젊은 여자예요. 이리 줘 보세요.” 며느리가 거울을 빼앗아 보니 분명히 젊은 여자가 또 나타납니다. “어머니, 이것 보세요. 젊은 여자지. 어디 늙은 여자예요?”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옥신각신하고 있을 때 남편이 들어와서 이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편은 이 물건이 거울이라고 설명을 해주고는 함께 웃었다고 합니다.

  거울은 결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여주지 않습니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있는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상대방에게서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면 내가 먼저 웃어주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편안한 표정을 보고 싶다면 내가 먼저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길까?”라는 생각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먼저 그에게 못마땅하게 대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황금률’이라는 주님의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7:12입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 율법 중에 율법, 계명 중에 계명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라는 말은 구약 성경 전체라는 뜻입니다. 당시에는 신약 성경이 존재하지 않을 때입니다. 성경은 구약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은 성경전체의 요약이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이 말씀이 기독교 진리를 전체적으로 요약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구원계획도 아닙니다. 이 위대한 진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취할 태도에 대한 원리입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이 모든 삶의 영역에서 실천해야 하는 기본적인 지침입니다.

  그렇다면 이웃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입니까? 내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입니다. 우리는 남에게 대접받고 싶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 남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사랑을 받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태아시절부터 인간은 엄청난 사랑의 대상입니다. 엄마만 아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 전체가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서 임산부에게 최대한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얼마나 큰 축복을 받습니까? 가족만이 아닙니다. 주변 이웃들이 다 축하를 하고 축복을 해줍니다.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받지 못하면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를 상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외로움, 고립 때문입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자기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자살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랑에 목말라합니다.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내게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남을 먼저 사랑하면 됩니다. 남에게 베푼 사랑은 거울이 되어 그대로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사울을 피해서 도망을 다녀야만 했습니다. 자기 몸 하나 보호하거나 숨기기도 어려웠습니다. 요나단을 빼놓고는 이스라엘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 다윗을 사랑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 순간에도 힘들고 지치고 피곤한 백성들을 사랑했습니다. 그에게 이 땅에서 버림받고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다윗에게 재물이 많아서 그들을 먹이고 입힌 것입니까? 그가 힘이 있어서 그들과 가족을 보호해 줄 수 있었던 것입니까? 때로는 그들을 며칠씩 굶겨야만 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보호도 안전도 보장해 주지 못했습니다. 그런대도 어떻게 그들이 다윗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그의 곁을 지킨 것입니까? 세상에서 받지 못하는 사랑을 다윗에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그들을 그렇게 사랑하자 그들 역시 다윗을 죽도록 사랑했습니다. 다윗을 평생 지킨 용장들은 그 무리들 가운데서 나왔습니다. 한 번은 불레셋과 전쟁을 할 때였습니다. 연일 전투에 지친 다윗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넋두리를 했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 양을 칠 때 목이 마르면 먹었던 베들레헴의 우물물이 생각이 나는구나” 그 물을 떠다 달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베들레헴은 불레셋의 수중에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던 장수 중에 세 사람이 그 길로 불레셋 진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베들레헴 우물물을 떠왔습니다. 그리고는 다윗에게 그 물을 바쳤습니다. 다윗은 끌어 오르는 격정을 참지 못하고 이렇게 외칩니다. “하나님, 이것은 물이 아닙니다. 저 사랑하는 병사들의 피입니다.” 다윗은 그 물을 마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제단에 가지고 가서 그곳에다 부었습니다. 다윗은 병사들을 사랑한대로 그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을 받은 것입니다.

  두 번째 우리는 남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어 합니다. 내 존재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것은 사랑입니다. 그러나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은 인정과 칭찬입니다. 칭찬을 하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소유물에 대한 칭찬보다는 태도나 재능에 대한 칭찬을 좋아합니다. “옷이 참 멋지네요.”라는 말 보다는 “감각이 탁월하시군요.”라는 표현이 훨씬 세련된 칭찬입니다. 누군가를 칭찬할 때 면전에다 대놓고 하는 것은 그 저의를 의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3자 에게 하는 칭찬은 큰 효과를 가져 오는 법입니다. 직접 듣는 칭찬도 물론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제3자에게서 건데 듣는 칭찬은 그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갖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듣는 칭찬은 칭찬받고 싶은 요구와 자랑하고 싶은 욕구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켜 줍니다. 더구나 칭찬을 전해 듣게 되면 두 명으로부터 인정과 칭찬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몇 배의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칭찬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런대 제3자에게 가서 안 좋은 이야기를 얼마나 하고 있습니까? 제3자를 통해서 나에 대한 비난을 듣는 것은 참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 말이라면 직접 이야기 하지 왜 남에게 해!” 내가 남에 대한 비난을 하면 나도 똑같은 비난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인정해 주십시오. 제3자에게 그 사람에 대한 칭찬을 해 보세요. 결과는 기대 이상의 축복으로 내게 다가올 것입니다. 거울은 절대 혼자 웃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웃어 줄 때 거울도 따라 웃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