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신학교에 들어간 후 서울 잠실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주말에만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주중에는 신학교 기숙사에 머물던 시절입니다. 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무려 3주간이었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21일 동안 매일 새벽에 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저 역시 그 3주간은 주중에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지를 못했습니다. 새벽 예배에 참석을 한 후 곧바로 버스를 타고 용인에 있는 학교로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학교 공부하랴, 먼거리를 통학하랴, 새벽 예배 참석하랴 거의 인사불성으로 보냈던 3주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새벽 예배 첫날부터 얼마나 은혜가 쏟아졌는지 모릅니다. 우선 참석 인원때문에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 제가 섬기던 교회 장년 출석 숫자가 3백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무려 350명이 출석을 했습니다. 저희 교회 뿐만 아니라 인근에 사시던 다른 교회 교인들도 참석을 했기 때문입니다. 저희 교인만으로는 약 250명이 출석을 했습니다. 멀리 출타를 한 사람, 아픈 사람을 빼고는 거의 모든 교인들이 참석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새벽에 그렇게 많은 교인들, 거의 모든 교인들이 예배에 참석한다는 것 자체가 은혜였고 축복이었습니다. 참석한 교인들 역시 그 모습을 보고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때는 매일 출석을 확인했습니다. 교회 현관 복도에 교인들 명단이 다 붙어 있었고 본인들이 출석한 후에는 스티커를 자기 이름에 붙이도록 했습니다. 3주 후에 특별새벽예배가 끝이 났습니다. 참석한 교인들의 출석율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그 중 120명이 3주간 100% 출석을 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2-3일 정도를 빠졌지 중간에 포기한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참 놀라웠습니다. 모이기를 힘쓰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도 실천하는 지 온 교회가 큰 감동이 되었습니다. 교회 구석 구석에 감사와 기쁨이 흘러 넘쳤습니다. 기도회나 모임들 마다 빠지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주일학교를 맡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교사들이 얼마나 열심인지 매주 토요일에 교사 기도회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침에 근처 학교로 전도를 하러 나갔습니다. 특별 새벽기도회가 끝난 후 1년이 채 되지 않아서 주일학교 두 배로 부흥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벽 기도의 효과가 아주 컸던 것입니다.


 그 중 놀라웠던 것은 남자 교인들을 상대로 시작한 새벽 성경공부였습니다. 이민 사회와 다르게 한국에서는 남자들 직장 생활이 보통 고된 것이 아닙니다. 퇴근 시간이 일정치가 않습니다. 밤 9시 10시에 집에 돌아오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남자 성도들을 상대로 저녁에 무슨 프로그램을 할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 여자분들은 대부분 가정 일만 돌보았기 때문에 여자들 성경공부나 모임은 항상 넘쳐 났습니다. 하지만 남자들은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만 했습니다. 제가 섬기던 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기에 남자들 신앙이 성장하지를 않았습니다. 그런데 놀라웠던 것은 특별새벽예배에 남자들이 많이 참여했다는 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일이었습니다. 그때 착안을 한 것이 남자반 성경공부를 새벽에 오픈 하는 것이었습니다. 담임 목사님과 상의 끝에 제가 크로스웨이 성경공부를 수요일 새벽 6시에 한다고 광고를 냈습니다. 그때 무려 60명의 남자 성도들이 등록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입니다. 남자들 성경 공부가 아예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새벽 성경공부에 그렇게까지 참여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남자 성도들 부흥과 신앙 성장에 큰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지난 여름 안식년을 맞이해서 그때의 남자 성도들을 여러 명 만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현직에 은퇴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27-8년 전 그때의 새벽 성경공부를 기억하고 회상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분들의 신앙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대부분 장로님들이요 안수 집사님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30년 가까이 교회를 위해 충성을 다하신 분들인 것을 보았습니다. 새벽의 은혜가 너무 컸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새벽에 내려 주시는 은혜로 가득 차 있습니다. 홍해가 갈라지는 놀라운 역사도 새벽에 일어난 것입니다. 뒤에서는 애굽의 정예 군대가 쫓아옵니다. 앞에는 홍해 바다가 막고 있습니다. 진퇴 양난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백성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이곳까지 나오게 해서 죽게 하느냐고 소리를 질러댔습니다. 그때 모세가 너무도 확신에 찬 음성으로 말합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 하나님이 어떻게 하시는 지 걱정만 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지켜보라는 것입니다. 모세는 바다 위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바닷물이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한 순간에 갑자기 물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큰 동풍이 불어왔습니다. 바람에 바닷물이 조금씩 옆으로 밀려났던 것입니다. 어느 새 밤이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뒤에 있는 애굽 군대는 하나님이 불기둥으로 막고 계셨습니다. 그러다가 동이 터오는 새벽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이 밤새 동풍으로 바닷물을 다 말리신 것입니다. 이 역사적 은혜와 축복을 그들은 새벽에 경험했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얼마나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했겠습니까? 밤새 우리가 잠자는 동안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를 보는 순간이 바로 새벽인 것입니다. 새벽에 주시는 은혜가 얼마나 큰 지 모릅니다.


 히스기야 시대 앗수르 군대 18만 5천명을 물리친 역사도 새벽에 일어났습니다. 북왕국 이스라엘을 함락시킨 앗수르는 그 여세를 몰아 남 유다의 예루살렘 성을 겹겹이 에워쌌습니다. 당시 유다는 앗수르와 대적할만한 어떤 힘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유다 백성들은 앗수르 군대에게 온갖 모욕을 당했습니다. 그때 히스기야와 이사야 선지자는 기도에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아침에 일찍이 성밖을 나가 보니 앗수르 군대 18만 5천명이 다 죽어 있는 것입니다. 성경은 그 광경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왕하 19:35). 하나님은 유다 백성들에게 새벽의 은혜를 주시기 위해 밤새도록 18만 5천의 앗수르 군대를 치신 것입니다. 새벽의 은혜는 쉽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 본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잠을 자는 밤새도록 우리를 위해 일하시고 계십니다. 그 하나님의 역사를 두 눈으로 보는 것이 새벽입니다. 앗수르 군대를 물리친 것을 경험하며 쓴 시가 시편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성중에 거하시매 성이 요동치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시46:5). 새벽에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광야에 나왔습니다. 두 달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0년을 방황해야만 했습니다. 그들이 준비한 식량도 바닥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광야에서 굶어 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만나를 내려주셨습니다. 그 만나를 먹고 이스라엘의 2백만이나 되는 백성들은 40년 동안 굶어서 죽은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축복인지 모릅니다. 심지도 않았고 가꾸지도 않았습니다. 광야에서는 어떤 식물도 키울 수 없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 곳에 머물러 있는 삶이 아니었습니다. 가나안을 향해서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기에 식물을 심을 수도 없었습니다. 만나는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식량이 아닙니다. 매일 새벽 백성들은 광야로 나갔습니다. 바로 그 새벽 시간에만 만나가 광야에 하얗게 내렸던 것입니다. 해가 뜨기만 해도 그 만나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욕심이 많은 사람들은 그 만나를 더 많이 거두어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밤 나머지 만나는 다 썩고 말았습니다. 그러기에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벽마다 주시는 은혜를 사모하라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새벽에 주시는 은혜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는 은혜가 새벽에 쏟아집니다. 이번 주간에 특별새벽기도회를 합니다. 새벽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모든 교인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신앙생활하면서 한 번도 새벽예배에 참여해 보신 적이 없는 분들은 한 번 이번에 특별한 결심들을 해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새벽에 하나님이 어떤 은혜를 주시는 지 직접 체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성경은 새벽에 베푸신 은혜들로 가득차 있는 지를 우리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벽을 사모합니다. 이번 창립 49주년 기념 특별 새벽기도회에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은혜가 우리 교인들 모든 가정에 넘쳐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