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창립 50주년 희년의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가 교회를 섬길 직분자를 선출하는 것입니다. 몇 주 전 제직회를 통해서 직분자들 추천을 받았습니다. 그 후에 목협회의 심사숙고의 결정으로 시무 장로 세 분, 안수 집사 두 분, 협동안수 집사 한 분 그리고 시무 권사 여섯 분을 다음 주일 공동의회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이제 다음 주에는 예배 후에 임시공동의회를 통해서 우리 교회를 섬길 새로운 직분자들을 선출하게 됩니다. 물론 직분이 있든지 없든지 얼마든지 교회를 섬기고 주님을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분이 없으면 일단 책임을 질 일이 없습니다. 환경이나 여건이 맞으면 섬기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할 수 있습니다. 둘째 아들이 비지니스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책임질 비지니스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와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모릅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오는 것부터 달라졌습니다. 친구들과 지내다가 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올 때도 많았습니다. 그 밤에 극장을 간다, 늦은 저녁을 먹는다는 핑게로 늦게 다녔습니다. 다른 친구 집에서 자고 올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또한 아침에는 늦게까지 잡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 비지니스를 하고 부터는 늦게 들어오는 법이 없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일을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집에서 자고 온다는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는 저희 부부가 4시 새벽기도를 가기도 전에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른 직원이 나오지 않아 일찍 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책임입니다. 교회에도 책임을 질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까지 500여명이 믿음의 경주를 하고 있는 교회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앞장서서 그 일들을 감당할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가 주님이 주신 사명을 차질 없이 이루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직분자 선출은 신중해야 합니다. 교회의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주님도 12 사도를 세우실 때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습니다(눅6:12). 초대교회에서도 가룟유다의 사도 자리를 대신 맡을 사람을 선출할 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간절히 기도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행1:24). 많은 교우들을 섬기고 앞장서서 가기 위해서는 갖추어야할 덕목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번 주와 다음 주 두 주간에 걸쳐 그 덕목들을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교회에서 선출하는 직분자는 결코 개인적인 친분이나 인기로 투표를 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위해, 교회를 위해 진심으로 섬길 일군들을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는 외적인 덕목들을 살펴보고 다음 주에는 내적인 덕목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교회 직분자들이 가져야할 외적인 덕목 첫번째는 구원의 확신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내적인 덕목에 동시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구원의 확신은 겉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남들이 볼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구원에 대한 내적 확신은 그 사람의 삶 전체를 통해서 그대로 보여지게 되어 있습니다. 교회에 다니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모태 신앙으로 태어날 때부터 부모님에게 이끌리어 교회에 나오게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나 대학시절 친구들에 의해 교회에 나오게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 나온다는 것이 곧 믿음이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믿음은 내가 분명한 하나님의 자녀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나의 죄때문이라는 사실을 의심 없이 믿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이 장사지낸지 삼일만에 부활하실 때 우리에게도 부활의 축복이 주어졌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의 삶이 끝이 아니요 우리에게는 새하늘과 새땅이 준비되었다는, 천국 백성이 되었다는 사실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입니다. 구원이라는 것은 이런 모든 믿음의 증거들을 믿을 때 우리 마음에 자리잡는 확신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지 않습니다. 나를 죄와 사망에서 구원하신 주님이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믿음에 대한 확신이 구원의 확신입니다. 직분자는 교회의 리더입니다. 교인들을 섬기고 바른 신앙의 길로 인도해 가는 주님의 제자들입니다. 그러니 구원의 확신이 없다면 교인들을 바르게 인도할 수 없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강한 경고를 한 적이 있습니다. “너희는 믿음 안에 있는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너희 자신을 확증하라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버림 받은 자니라”(고후13:5). 우리가 정말 구원을 받은 믿음의 사람인지 늘 점검해 보라는 것입니다. 일반 교인들도 그럴진대 직분자가 될 사람에게는 더욱더 믿음의 점검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직분자들이 가져야 할 두 번째 외적 덕목은 성실한 예배 출석입니다. 신앙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바로 예배입니다. 예배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인정하고 그 분께 영광을 돌리는 최고의 신앙 표현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만드신 이유도 바로 예배를 받으시기 위함인 것입니다. 우리의 본분이 바로 예배입니다. 예배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사모하느냐가 바로 우리 신앙의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예배는 빠져서는 안 됩니다. 또한 형식적인 참여가 아니라 하나님를 만나는 사모함이 넘쳐야 합니다. 주일에 드리는 예배는 그 중에서도 기본에 속합니다. 사실 주일예배는 대부분의 교인들이 정성을 다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분자들은 주일 예배 외에 다른 주중 예배도 참여해야 합니다. 운동도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은 실력을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최소한 두 번은 운동을 해야 실력이 늘어납니다. 운동의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의 예배로는 우리의 영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영적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두 번, 세 번의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직분자들은 일반교인들보다 영적인 수준이 더 높아야 합니다. 목원들을 위해서 기도도 해야 하고 교인들의 가정을 돌아보면서 안타까움으로 부르짖을 수 있어야 합니다. 섬김의 수준은 곧 영적인 수준에 비례하는 것입니다. 교인들의 형편도 잘 모르는데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교인들은 주중 예배에 참여하는데 직분자들이 빠져서는 안 됩니다. 형편과 상황이 많이 차이가 날 것입니다. 하지만 사모하는 마음이 있으면 금요예배든, 토요새벽예배든 아니면 매일의 새벽예배든 참여하려는 간절함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세 번째 덕목은 최선을 다하는 헌금 생활입니다. 사복음서에는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가 참 많이 나옵니다. 저는 몇 년 전 이 비유들만을 묶어서 예수님의 비유 강해로 6개월 이상 설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비유의 2/3가 재물, 헌금에 대한 비유인 것입니다. 그만큼 신앙생활과 헌금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헌금은 결코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주님도 과부의 두 렙돈을 얼마나 칭찬하셨는지 모릅니다. 렙돈은 지금의 페니와 같은 가장 적은 동전의 단위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형편입니다. 과부의 두 렙돈이 주님은 그가 가진 전부를 드렸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각자가 처한 형편은 우리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남들은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마음과 정성의 문제입니다. 헌금의 가장 기본은 십일조입니다. 내가 번 수입의 1/10은 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 사실 10개 모두가 하나님이 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중에 하나를 드림으로 10개 전부를 하나님의 주셨다는 것을 감사하는 것입니다. 직분을 받고 난 다음에 십일조를 훈련하는 것은 너무 늦습니다. 마음에 부담에 많이 생깁니다. 직분을 받기 전부터 마음의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기쁨으로 주님을 섬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 덕목은 봉사생활입니다.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 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매주일 주방에서는 목장마다 돌아가면서 전교인들을 위한 점심식사를 만듭니다. 누군가 몇 사람이 헌신하기 때문에 우리는 점심친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는 섬길 때가 많은 곳입니다. 봉사는 절대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베드로는 장로가 될 사람들에게 이런 권면을 했습니다. “너희 중에 있는 하나님의 양 무리를 치되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며….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벧전5:2-3). 직분때문에 봉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을 맡은 책임때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이 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봉사는 자원하는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내 생각대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겸손함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인들의 본이 될 수 있습니다. 직분자로 선출된 분들도, 직분자를 선출할 교인들도 이런 덕목들을 마음에 새기고 기도하면서 공동의회를 준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