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덴버에서 같이 목회하고 계시는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 아주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시간에 6번 도로를 운전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한가한 시간이기 때문에 차들도 많지 않아서 여유있게 정상속도로 운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차 한대가 뒤에 바짝 따라왔습니다.. 2차선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가 바쁘면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는 그대로 진행을 했습니다. 그때 갑자기 뒷차가 굉음을 내면서1차선으로 차의 진로를 변경시켰습니다.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옆으로 다가오는 뒷차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목사님은 그만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운전자가 권총을 빼들고는 목사님을 향해 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온 몸이 얼어붙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죽는구나 라는 생각에 엑셀레타에서 발을 띠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그 운전자는 총을 쏘지 않고 쏜살같이 앞질러 갔습니다. 하루종일 그 생각만 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런 일을 생전 처음 겪었다는 하소연을 들었습니다.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우발적 범죄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요즈음 덴버 시내에서 운전하기가 겁이 난다는 교우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조금만 불편해도 참지 못하고 남에게 해를 끼칠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오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작은 시비가 폭력으로 심지어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일들이 자주 나타납니다. 한국의 통계를 살펴보면 분노로 인한 사건, 사고, 범죄 건수가 매년 20-30%씩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닐 것입니다. 화는 누구나 낼 수 있습니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나는 상황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화를 절대 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화가 나는 상황까지 미리 막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화가 났을 때 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알고 실천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인 것입니다. 한국에서 직장인 1128명을 대상으로 화를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 지를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직장 동료들이 있는 앞에서 화를 내지 못하기 때문에 화장실이나 건물 옥상 등 혼자 있는 공간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벽을 치면서 화를 푼다는 사람이 22.3%나 되었습니다. 또한 20%의 사람들이 술로 화를 삭인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친구에게 화난 일을 털어 놓거나, 혼자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아니면 영화를 보러 간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스토아 학파의 대표적 철학자인 세네카는 화를 치유하는 최고의 방법은 “잠시 늦추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상대방의 악행을 순간적으로 용서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지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 화를 늦추기만 해도 화는 다스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벤쟈민 플랭클린은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화가 나면 10까지 세어라. 그래도 더 화가 나면 100까지 세어라” 이것 역시 화를 늦추는 것을 통해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인 것입니다. 화를 억제하고 다스리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화를 자극할 만한 사람들과 아예 어울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화를 낼만한 근거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일단 화가 나면 참기도 어렵지만 설혹 참는다고 해도 내 자신의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남기 마련입니다. 화는 대부분 어느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어떤 일로 부딛칠 때 일어나는 감정의 상처입니다. 주변 상황이나 환경이 화를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극히 일부분에 속합니다. 대부분의 화는 사람 때문에 나는 것입니다. 그 사람과 있을 때 자주 화가 나는 것을 경험했다면 그 사람과의 만남을 줄여야 합니다. 일단 보지 말아야 합니다. 대화도 적게 해야 합니다. 그 사람과 다시 관계를 가질 때는 내가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영적으로 성숙해진 다음이어야 합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것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화를 자극할 만한 사람과의 관계를 줄이시면 화를 내는 횟수를 훨씬 적게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화를 다스리는 방법은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관리를 잘 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화를 미연에 방지하는 지혜입니다. 화가 쉽게 나고 참지 못하는 이유는 몸과 마음이 지쳐 있기 때문입니다. 엘리야가 갈멜산에 바알 선지자 850명의 대결에서 그렇게 멋진 승리를 거둔 후 왜 그렇게 불안해 하고 화를 내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그렇게 믿고 순종하던 하나님께 왜 죽여달라고 화를 내고 있겠습니까? 힘들어서입니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엘리야를 철인같은 존재를 보고 있습니다. 말이 850대 1이지, 사실 엘리야는 엄청 긴장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자기를 지켜줄 우군이 하나도 없습니다. 산에 가득 모인 군중들은 엘리야가 지기만 하면 달려들어서 죽일 기세였습니다. 갈멜산의 대결이 한 두시간에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하루 종일 걸렸습니다. 바알 선지자들은 새벽부터 저녁까지 울부짖으며 불을 내려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자기 몸을 칼로 자해를 하면서까지 광분적으로 매달렸습니다. 그것을 지켜보는 엘리야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단 1분이라도 있었을까요?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자 밥이라도 먹었겠습니까? 엘리야는 그 날 하루종일 육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칠대로 지쳐있었던 것입니다. 대결은 엘리야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하지만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한 발자국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때 들려온 소식이 바로 왕비 이세벨이 엘리야를 죽이겠다고 군사들을 데리고 달려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피곤하면 조그만 자극에도 화가 납니다. 짜증이 납니다. 그 화를 참거나 다스릴만한 에너지가 전혀 없습니다. 평상시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늘 조심스럽게 돌보는 것이 화를 다스리는 아주 유익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나를 화나게 만든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화가 날 때 참지 못하는 것은 나를 화나게 만든 상대방에 대한 분노입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왜 나를 보고도 못 본체하는 지 감정이 끓어오릅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한 진짜 이유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왜 나를 보고도 못본체 했는지 그것이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 이유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유를 알고 나면 그렇게 화를 낼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대륙횡단 철도가 처음 놓였을 때의 일입니다. 장거리 여행 길에 지친 사람들이 기차 안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역에서 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기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심하게 울었습니다. 때로는 소리를 지르기도 했습니다. 승객들의 눈쌀이 지푸러졌습니다. 아버지는 그 아이를 잘 달래지도 않았고 야단을 치지도 않았습니다. 승객들은 그들 부자의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처음에 얼굴이 붉어지고 눈을 치켜뜨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감정이 폭팔한 승객들이 아이의 아버지에게 거칠게 야단을 쳤습니다. 그제서야 아버지가 정식으로 사과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병이 들어 며칠 전 죽었다는 것입니다. 아내의 유언대로 그 날 오전 고향 땅에 묻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하면서 죄송하다고 연실 허리를 굽혔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승객들은 아무 할 말이 없었습니다. 자기들이 화를 낸 것이 오히려 얼마나 미안했는 지 모릅니다. 그 사정도 모르고 아버지를 욕하고 야단을 쳤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안 다음부터 승객들은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울면 그 아이를 자기들 자리로 데려왔습니다. 맛있는 과자도 사다 먹이고 재미 있는 그림책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나를 화나게 만든 사람을 상대하기 보다는 화나게 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한 번만 생각해 봐도 화를 다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화를 내면서 살기에 우리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일단 화를 내면 당사자나 그 화를 보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아주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합니다. 화를 내는 사람은 일시적으로 쌓인 것이 풀리는 시원함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 뿐입니다. 화를 낸 감정 역시 금방 없어지지 않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여러 날을 보내야 합니다. 그 사람이 화를 내는 것을 지켜본 사람들 역시 얼굴이 굳어집니다. 기쁨도 사라지고 일에 의욕도 나지 않습니다. 집 안에서 한 사람만 화가 난 모습을 가져도 가족 전체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성을 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지 못한다고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게 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쫓아가려는 기간인 극히 일부분에 속합니다. 그 짧은 기간마저 화로 여러 날을 보낸다면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간을 잃고 마는 것입니다. 화를 다스리는 방법들을 잘 활용해서 화를 내는 날이 없는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찬 인생을 만들어가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