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태국 치앙라이 인근 탐루앙 동굴에 갇혀 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코치등 13명 전원이 무사히 구조된 것입니다. 지난 7월 2일 세계인들을 감동시키는 뉴스가 각종 매체를 통해 전파되었습니다. 10대 초반의 유소년 축구팀 13명이 실종되었다가 9일 만에 전원 무사한 모습으로 동굴 속에서 발견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여름 축구 캠프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동굴에 소풍을 간 것입니다. 동굴은 길이가 무려 10km에 달하는 거대한 동굴입니다. 동굴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이에 밖에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비로 동굴이 물로 가득차게 되었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차들이 달려왔지만 물로 가득찬 동굴로 진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굴로 들어갔으니 연락이 될리 만무했습니다. 무려 9일 동안이나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천여명의 구조 전문가들이 세계에서 몰려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물로 가득차 있는 동굴 전부를 수색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13명이 학생들이 대부분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이 되었습니다. 동굴 밖에서는 부모, 형제, 친척들이 장사진을 이루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울부짖으며 일말의 희망이라도 보기를 원했습니다. 드디어 수색 9일째가 되던 날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영국의 탐사팀이 동굴 입구에서 4km 떨어진 지점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13명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을 동굴 안으로 들어오는 물을 피해 더 깊은 동굴 속으로 피신을 했던 것입니다. 동굴 안에 가득찬 물의 수심이 무려 5m나 됩니다. 수색을 하던 잠수부 한 사람이 목숨을 잃은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13명 모두가 무사했습니다. 크게 다치거나 아픈 아이들도 없습니다. 단지 9일 동안을 먹지 못해서 탈진해 있는 상태였습니다.

  빛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캄캄한 어둠속입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때 한 줄기의 빛이 비친 것입니다. 구조대원의 손전등이 그들을 비추었습니다. 얼마나 큰 감동인지 모릅니다. 한 줄기의 빛이 이렇게 감사한 것인 줄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빛을 보자 그들은 “thank you!”를 연발했습니다. 문제는 그들은 어떻게 동굴밖으로 구조해 낼 수 있느냐였습니다. 잠수전문가들도 몇 시간씩 물속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물며 어린 학생들이 잠수를 가르친다고 물 속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양수기를 동원해서 끊임없이 동굴의 물을 꺼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산 위에서는 구멍을 뚫을 계획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단 그들에게 먹을 식량과 물로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구조 방법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위험 부담도 많았습니다. 무리하게 구조하다가는 아이들의 생명이 위태롭습니다. 동굴 안에서 4개월까지도 머물지 모른다는 진단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며칠 사이 치앙라이 인근의 일기예보가 다급하게 전파가 되었습니다. 큰 비가 다시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비가 오면 동굴의 물이 더 많이 차오르게 됩니다. 더 이상 피신할 곳이 없었던 아이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구조팀에서는 지체하지 않고 아이들의 구출작전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드이어 구출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13명 전원을 무사히 구조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누구도 장담하지 못했던 ‘13명 전원 구조’의 기적 뒤에는 묵묵히 자기 역할을 헌신적으로 감당했던 숨은 봉사자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실종 9일 만에 동굴 입구에서 무려 5km나 떨어진 곳에서 실종 소년들의 생존을 발견한 영국인 전문 잠수사들이 있습니다. 소방관 출신이 리처드 스탠턴과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존 볼랜던이었습니다. 이들은 영국의 동굴구조위원회에 속한 회원들로써 태국 소년들의 동굴 실종 소식을 듣자마자 현지로 달려갔습니다. 동굴 안은 그야말로 암흑천지였습니다. 앞을 분간하기조차도 어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동굴 안에 차 있는 물이 너무 혼탁해서 물 속에서는 지척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동굴안은 경사가 져있고 굴곡이 많아 물살도 아주 거세였습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건 구조작업이었습니다. 결국 구조를 시작한 지 9일 만에 경사가 높은 암석 밑에 웅크리고 있던 13명의 실종자 모두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동굴 안에 있는 아이들의 동영상까지 촬영해서 외부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가 그가 찍은 동영상을 수도 없이 방영을 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12일 이 두 사람은 구조를 완료한 후 영국으로 귀국을 했습니다. 공항에는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어 이들의 영웅적 행동을 열렬하게 환영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인파를 향해 “우린 영웅이 아닙니다. 우리가 했던 구조 작업은 매우 치밀하게 계획되었던 것이지 우리가 한 일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일 소년들이 발견된 직후부터 10일 모두가 구조될 때까지 동굴 안에서 아이들 곁을 지켜왔던 사람도 있습니다. 호주의 의사인 리처드 해리스씨입니다. 그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동시 동굴 잠수 분야에서 30여년의 경험을 가진 베테랑입니다. 그는 호주에서 휴가중이었습니다. 13명이 동굴에서 고립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태국으로 달려갔습니다. 잠수 분야의 경력 덕분에 소년들이 있는 곳까지 큰 어려움없이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먼저 생존자 13명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진찰을 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응급조치들을 취해 주었습니다. 해리스의 돌봄은 공포에 떨던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구조가 진행되면서 그는 구조 순위를 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건강상태, 심리 상태에 따라서 먼저 동굴을 빠져나갈 순위를 정해 준 것입니다. 그는 마지막 한 명까지도 동굴에서 안전하게 구조되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그 동굴을 빠져나왔습니다. 철저한 헌신과 봉사정신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동굴을 빠져나온 그에게는 안타까운 소식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입니다. 그가 동굴에서 나오기 전 날 밤 아버지는 그만 아들을 보지 못하고 소천하셨습니다. 이번 구조 작업을 총 지휘한 태국 정부도 해리스씨에게 깊은 애도를 전했습니다. “구조작업 완료 직후 부친상 소식을 듣게 된 해리스 씨에게 깊은 애도를 전합니다. 해리스 씨가 실종된 아이들과 그 가족, 그리고 태국에 베풀어 준 도움에 대해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합니다.” 호주 국민들 역시 “해리스 씨 덕분에 호주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러워졌습니다. 슬픔을 잘 추스르고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이번 실종된 소년들 전원이 구조될 수 있었던 배후에는 이들 유소년 축구팀을 맡고 있는 엑까뽄 찬따윙 고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엑까뽄 코치에 대한 비난이 드세게 일어났었습니다. 왜 소년들을 그 동굴로 데리고 갔느냐고 그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그가 동굴 안에서 아이들을 지혜롭고 돌본 정황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줄어들었습니다. 오히려 그가 있었기에 아이들이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는데 감사하는 여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치는 먼저 아이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습니다. 명상하는 법을 가르쳤고 아이들과 같이 매일 명상을 함으로써 마음의 불안을 제거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체내에 에너지를 비축해 두는 방법도 가르쳤습니다.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했으며 최소한 움직임만 갖게 한 것입니다. 하루에 먹을 과자 양도 정해서 2주 이상을 버틸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갈증이 난다고 흙탕물을 먹으면 복통이 일어난다는 것도 주지를 시켰습니다. 천장에 고인 맑은 물을 핧다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다 양보한 그는 거의 공복상태에서 발견이 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발견되자 마자 그는 동굴 안에서 소년들의 부모들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이들을 책임지고 끝까지 보살피겠습니다.” 그의 편지를 받은 어느 부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코치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는 우리 아이들 생명의 은인입니다.” 이제 25살밖에 안된 엑까뽄 코치의 헌신적인 책임의식이 12명의 아이들을 전원 구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최전선에서 이번 구조 활동을 총 지휘했던 나롱싹 오솟따나꼰 치앙라이 주지사의 리더쉽도 구조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는 철저하게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실적을 내려고 하거나 고집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생존자 구조 순서를 결정할 때도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한 의사 해리스의 의견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구조가 끝날 때까지 구조 과정을 성과로 포장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8일 소년 4명이 처음 구출되었을 때 구조자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신문과 방송에 보도함으로써 큰 찬사를 받을 수도 있지만 구조 순서를 둘러싼 혼선이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입니다. 리더가 자기 업적을 내려고 하는 것은 늘 피할 수 없는 유혹입니다. 하지만 치앙라이 지사는 철저하게 자기는 숨고 다른 사람은 드러내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렇게 섬기는 봉사자들이 있을 때 놀라운 기적은 일어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