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ter of Influence”라는 특별한 상이 있습니다. 미전국 강연가 협회가 매년 유명한 대중 연설가 한 사람에게만 주는 상입니다. 이것은 강연을 통해 청중들에게 최고의 동기를 부여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도 성공적인 사람을 살고 있어야 합니다. 말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강연 시간에만 감동을 주어서도 안 됩니다. 강연의 내용 그대로 살아서 성취를 맛 본 사람이라야 되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그 사람처럼 살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분명해 지기 때문입니다.

  이 상을 받은 사람가운데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정상에서 만납시다”를 쓴 지그 지글러(Zig Zigler)라는 분입니다. 그가 75세에 자신의 일생을 돌아보면서 자서전을 썼습니다. 그는 자기 인생의 결론을 한 마디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감사뿐입니다. 감사 말고는 다른 할 말이 없는 그런 인생이었습니다.” 그는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습니다. 자신은 혼자서 자기 힘으로 살아가는 줄 알았는데 실은 하나님의 말씀이 늘 자기를 지켜주었다고 고백을 했습니다. 또한 가족들의 은혜에 감사를 했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에게 참으로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사람들이 바로 가족들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자기를 지켜보고 격려해준 모든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를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감사 외에는 다른 할 말이 없습니다.”

  두 사람에게 똑 같은 일이 주어졌습니다. 한 사람은 아주 피곤해 합니다. 힘들어 죽겠다고 말을 합니다. 기회만 오면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하면서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또 한 사람은 다릅니다. 의욕이 넘칩니다.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합니다. 먼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데도 피곤한 기색이 없습니다. 어디에서 이런 차이가 오는 것일까요? 이것은 은혜가 있는 사람과 은혜가 없는 사람의 차이입니다. 은혜는 눈이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는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입니다. 은혜가 눈에 보일 수 있게 겉으로 나타나는 것은 감사입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반드시 은혜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감사를 모른다면 그 사람은 은혜가 없는 사람입니다.

  은혜는 심령의 저수지에 물을 채우는 것과 같습니다. 수도 꼭지만 틀면 언제든지 물이 콸콸 흘러 나옵니다. 은혜가 있는 사람은 입만 열면 감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렇게 사랑했는데도 더 사랑할 힘이 남아있습니다. 있는 것을 다 나누어 주었는데도 또 줄 것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이 수고하고 섬겼는데도 더 섬길 거리를 찾습니다. 신앙 생활을 오래 했느냐 적게 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은혜가 있으면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은혜가 없으면 “왜 나만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교회에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만 합니다. 지난 주 교회 앞 마당에 있는 체리 애플를 몇 시간에 걸쳐서 땄습니다. 어른 목장에서 사과 효소를 만드는100불 사랑의 겨자씨의 일환으로 한 것입니다. 어른 목장이 4개의 목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연로하시다 보니 특별한 행사를 계획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토요 새벽 예배 후 몇몇 교우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체리 애플을 따서 어른 목장이 효소를 담그는 일에 협조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몇 시간에 걸쳐 힘들게 땄지만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어른 목장 목원들도 즐거운 마음으로 작은 사과를 다듬고 씻었습니다. 주일 오후 식사 후에 효소를 만드는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은혜가 있으면 누가 하는 지 안 하는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내가 즐거워서 합니다. 그러면 주변 분들이 같이 한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도 위에 들어가자 마자 금방 소화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먹은 음식이 식도를 거쳐 위까지 가는 데는 7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위에서는 입에서 분해하는 것보다 더 잘게 분해를 합니다. 이때 모든 음식물이 깨어지고 녹아지는 과정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위에서 깨어지는 작업이 평균 4시간이 걸립니다. 자기 전에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은 이것 때문입니다. 자기 전에 먹으면 얼굴이 퉁퉁 붓는 분들도 많습니다. 속이 거북하고 꽉 막힌 것 같다는 분도 있습니다. 우리 몸은 침대에 누워 자고 있지만 속에서 위는 계속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깨진 음식들은 소장으로 갑니다. 소장에서 영양분대로 분류가 일어납니다. 소장은 음식물을 가지고 8시간 동안 이 작업을 합니다. 음식물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으로 분해를 시켜 소장 벽을 통해 몸의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소화의 마지막 단계인 대장에서는 10시간을 머물게 됩니다. 그곳에서는 이제 버려야 할 것과 그래도 몸에 남겨야 할 것을 분류하게 됩니다.

  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혜를 받는 데는 7초도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받은 은혜가 내 것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은혜가 내 것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합니다. 참아야 합니다. 끝까지 견디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은혜는 먼저 내 안에 들어가서 우리를 깨뜨리고 부수는 작업을 합니다. 야곱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한 형 에서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비록 형에게 잘못은 했어도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동생인데 용서해 줄줄 알았습니다. 형의 마음을 녹일 많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커다란 오산이었습니다. 에서는 400명의 군대를 이끌고 야곱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것은 야곱을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제는 더 나아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형을 피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야곱의 일말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는 한 밤중에 근처에 있는 얍복강으로 갔습니다. 밤을 새며 기도합니다. 철저하게 무너지고 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더 이상 실력이 소용이 없었습니다. 형보다 지혜가 뛰어났지만 그것도 지금도 유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20년간 악착같이 모은 재물도 그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그때 붙잡을 것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천사와 씨름을 한 것입니다. 그는 천사를 결코 놓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놓으면 다른 길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은혜는 이런 깨어짐 속에서 바로 내 것이 되는 것입니다. 야곱은 은혜를 몰랐던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부수어짐이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다음 날 야곱은 인간적인 모든 기교를 포기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라는 마음으로 에서 앞에 섰습니다. 하나님께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다 맡긴 것입니다. 은혜가 내 것이 되는 순간입니다. 에서는 한없는 미소로 야곱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동생을 껴안고 울었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기 위해서는 땅을 갈아서 엎어야 합니다. 잘게 부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씨가 깊이 심겨지지 않습니다. 흙이 딱딱하면 씨가 싹을 틔우지 못합니다. 은혜의 사람이 되려면 내 성격, 내 고집을 먼저 부수어야 합니다. 내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내 마음에 들고 안 들고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나를 깨뜨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자신을 부수고 나면 하나님의 은혜가 내 속에 가득 차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햇빛은 깨어진 틈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은혜 역시 우리의 깨어진 틈을 통해서 밀려 들어오는 것입니다. 은혜가 머무는 자리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 놓는 곳입니다. 내 고집과 주장을 내려 놓을수록 은혜는 더욱 크게 오는 것입니다.

  일본의 마쓰시다 고노스케는 “경영의 신”이라고까지 불리는 사람입니다. 산요, 내셔널, 패나소닉등 계열사만 570개요, 종업원이 25만 명을 거느린 한 때 일본의 최대 기업이었습니다. 재벌회장 중 노조가 유일하게 동상을 세워줄 정도로 만인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1989년 94세를 일기로 타계했지만 아직도 일본 사람들은 그를 많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가 남긴 교훈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3복론입니다. 사람들이 짧은 인생에 어떻게 그런 많은 업적을 남겼느냐고 묻자 그는 하나님이 주신 세 가지 은혜 때문이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첫째 은혜는 가난입니다. 이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은혜는 태어났을 때부터 가지고 있던 병약한 몸입니다. 그것 때문에 건강을 늘 조심했고 열심히 운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94세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처음부터 병약한 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셋째 은혜는 학교에 가지 못한 것입니다. 그는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다 스승으로 여기고 열심히 배우는 일에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말단 직원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자기보다 더 공부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철저하게 내려 놓았습니다. 그는 평생 은혜의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은혜를 가로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은혜만 있다면 아무리 높은 산도 다 넘어갑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도 넉넉히 건너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은혜만 있다면 감사와 즐거움이 넘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