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 부터 금요 예배 시간에 천로 역정을 강해하려고 합니다. 천로 역정이라는 책에 대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교우들은 아마 없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워낙 유명한 책이며, 기독교의 고전 중에 고전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목사님들이 설교에서 몇 번씩은 천로 역정을 인용하면서 말씀을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천로 역정을 한 번 제대로 다 읽어본 사람들은 많지가 않습니다. 그만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을 그대로 인용하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개하는 과정이 낯설기만 합니다. 350년이 지난 오래된 책이다 보니 현대적 감각으로 보면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책이 출간 된 후 금세기가 오기 전에는 교회마다 천로 역정 성경공부 반이 항상 오픈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성경공부 교재가 많지 않았던 시대에는 천로역정이 유일한 성경공부 교재였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보다 실제 생활에 맞게 이해하고 현실에 적용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천로역정입니다.

천로 역정은 영국에서 1628년에 태어나 1688년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목사이자 탁월한 저술가인 존 번연이 쓴 책입니다. 이 책의 원래 제목은 “The Pilgrim’s Progress in the similitude of a Dream”입니다.. 시사영어사의 영한 대 역본은 이 제목을 “꿈에 비유해서 쓴 순례자의 편력”이라고 번역을 했습니다. 이 제목은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꿈 속에서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순례자가 이 세상을 떠나서 여러 단계를 거쳐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한문으로 번역된 천로역정도 책의 내용을 잘 나타내 주고 있습니다. ‘천로’는 천국으로 가는 길을 말하며, ‘역정’은 거쳐온 길을 뜻하기 때문이다. 제목이 조금 길다보니 일반적으로 영어나 한문으로는 “The Pilgrim’s Progress”이라고 줄여서 소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천로역정은 존 번연이 1672년 에 초판을 출판한 후 1789년 원판의 제57판을 출판하게 됩니다. 초판만 해도 무려 117년 동안 꾸준하게 팔려나간 것입니다. 번연 사후 250주년인 1938년까지는 1,300쇄가 나왔습니다. 처음 출간된 초판은 20만부를 찍었는데 3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그 당시 영국에서는 어느 가정이든 성서와 함께 이 천로역정이 있을 정도로 애독되었던 것입니다. 또한 전 세계 170개 국가도 넘는 곳에서 번역이 되어 지금도 쉼없이 출판되고 독자들에게 읽히고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해서 350년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계속 읽히고 있는 것을 보면 가히 성경 다음으로 사랑받고 있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천로역정은 책으로만 소개된 것이 아니다. 영화, 드라마, 라디오 방송 그리고 오페라 등으로 각색되어 시대를 초월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1895년 캐나다 선교사인 제임스 게일이 최초로 번역하여 소개하였습니다. 이 번역서는 한국 근대 최초의 영어 번역 소설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 초대교회의 거성과도 같은 길선주 목사가 이 천로역정을 읽고 회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한성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이승만과 이상재도 기독교 신앙을 갖는데 이 천로역정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설교의 황제라 일컫는 찰스 스펄젼은 이 천로역정을 100독을 했다고 합니다. 그의 탁월한 설교의 감성은 바로 천로역정에서 얻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나’라고 지칭하는 한 사람(작가 존 번연)이, 어느 동굴에서 꿈을 꾸게 됩니다. 이 꿈 속에서 그는 크리스천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나서 여러 단계를 거쳐 하늘 나라에 들어가 거기서 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의 주인공 크리스천이 이 세상을 떠나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여행길을 그린 것이 이 책의 1부 내용입니다. 그리고 2부에서는1부의 주인공인 크리스천의 아내인 크리스티아나가 그의 네 아들과 함께 뒤늦게 깨달음을 얻어서 남편 크리스천이 갔던 순례의 길을 밟아 가면서 무사히 천성의 문에 당도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남편 그리스천이 먼저 간 그 길을 가면서 많은 상징과 교훈을 얻게 됩니다.   
 
멸망의 도시를 나온 크리스천은 책(성경)을 들고 등에는 커다란 짐을 지고 있습니다. 성경을 읽다가 깨달음을 얻은 그는 “나는 어찌해야 합니까?” 라고 부르짖으면서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바로 그때 전도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넓은 들판을 가리키면서 “저기 저 좁은 문이 있는 곳으로 가라”고 알려줍니다. 그는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를 본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오라고 울면서 애원하지만 그는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넓은 들판으로 달려갑니다. 그는 도중에 고집과 우유부단을 만나게 됩니다. 고집은 그와 함께 가는 것을 거절합니다. 하지만 우유부단은 처음에는 그를 따라가지만 낙담의 늪에 빠졌다가 돌아가 버리고 맙니다. 낙담의 늪에서 크리스천은 도움의 손에 의해 구출이 되고 계속 좁은 문을 향해 길을 가게 됩니다. 그는 또다시 속세의 현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크리스천에게 등에 짊어진 짐을 당장 벗어버리고 쉽고 편한 길을 가라고 유혹합니다. 전도자가 가르쳐 준 바른 길에서 벗어나 속세의 현인의 말에 솔깃한 그는 도덕이라는 마을에 사는 ‘율법준수’를 찾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율법준수’의 언덕은 높고 험하기만 했습니다. 그가 높은 언덕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전도자가 다시 나타납니다. 그는 크리스천을 책망하면서 다시 곧은 길을 가라고 합니다. 크리스천은 마침내 좁은 문 앞에 당도합니다. 좁은 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딛쳐야 했던 그는 좁은 문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좁은 문에서 ‘선의’가 크리스천이 가야할 길을 가르쳐 줍니다. 그 길은 이스라엘 조상들과 선지자, 그리스도와 그의 사도들이 최대한 곧고 바르게 만든 길입니다. 크리스천은 다시 채비를 하고 길을 떠납니다. 이 좁은 문에 이른 것까지가 1장에서 4장까지의 내용입니다.

5장에서는 해설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해설자의 안내로 여러 가지 상징들을 보고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6장에서는 해방의 장소에 다다른 순례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구원이라는 담을 지나 집자가 앞에 다다랐을 때 지금까지 무겁게 등에 지고 가던 무거운 짐이 스르르 저절로 벗어져 무덤입구에 떨어집니다. 그때 빛나는 옷을 입은 세 사람이 나타나서 크리스천에게 죄 사함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크리스천이 입고 있는 누더기 옷을 벗기고 화려운 옷을 입혀주고 봉인을 쳐줍니다. 크리스천은 다시 가던 길을 계속해서 갑니다. 고난의 산을 오르고, 아름다움의 집 가족들을 만납니다. 굴욕의 계곡을 지나고 믿음을 만나 서로 동행하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집니다. 길에서 만난 믿음과 동행하던 크리스천은 믿음과 함께 허영의 마을에 이르게 됩니다. 그곳에는 허영의 시장이 서는 곳입니다. 허영의 시장에는 천성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을 훼방 놓는 바알세불이 있습니다. 그는 순례자들이 지나가지 못하도록 훼방 놓기 위해 일년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종류의 쓸데 없는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집, 땅, 지위, 명예, 싱진, 직함, 왕국, 욕정, 쾌락, 은, 금, 진주, 보석 같은 물건들은 허영의 시장에서 바알세불이 팔고 있는 물건들입니다. 천성으로 가는 길은 이 떠들썩한 장이 서는 마을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순례자들은 이 허영의 시장에서 심문당하고 얻어맞고, 우리에 갇힙니다. 믿음은 이곳에서 화형을 당해 순교하고 맙니다.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 우리에서 풀려나 다시 순례 길을 갑니다. 여기서 그는 ‘소망’을 만나 함께 가게 됩니다. 소망과 함께 동행은 크리스천은 온갖 시험을 물리치면서 앞으로 전진을 합니다. 하지만 맑은 물가를 지나고 ‘안락’이라는 아름다운 들판을 지나면서 금전이라는 곳에 은광이 있다는 유혹을 받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절망이라는 거인에게 잡혀 죽을 뻔하기도 하지만 기쁨의 산에 이르러 쉼을 얻습니다. 그때 그의 눈에는 천성의 문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는 다시 힘을 얻어 길을 갑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첨꾼의 꾐에 빠지기도 하고 마법의 땅을 지나면서 정신이 혼미해 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곳을 정신바짝 차리고 지나면서 소망을 만나 대화를 하게 됩니다. 온갖 고난의 언덕과 계곡을 지나고 많은 유혹을 시험을 이기면서 드디어 천성에 들어가기에 이릅니다. 이 천로역정은 믿음을 가진 우리들이 오늘도 살아가고 있는 삶의 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만난 난관과 유혹, 실망은 오늘 우리가 살아가야 할 현실과 똑같습니다. 이번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천로역정 강해에 관심을 가지시고 한 번 참여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