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넘게 지속되었던 팬더믹이 이제 공식적으로 끝이 났습니다. 여전히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감기가 독감처럼 본인이 알아서 치료받고 회복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거나 격리를 해야하는 의무도 사라졌습니다. 모든 것이 팬더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목장 사역도 오늘부터 새롭게 출발을 합니다. 지난 몇 주간에 걸쳐서 진행했던 목장 개편도 완료가 되었습니다. 오늘 예배 후 점심 식사부터 새로 편성된 목장으로 모여 식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목자, 목녀들은 미리 준비하고 식당에 내려가셔서 목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정 교회 목장을 이끌어가는 두 가지 중요한 힘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선택’입니다. 이번 목장 재 편성에서도 가장 중요한 원리인 선택을 통해서 목장들이 새롭게 구성이 된 것입니다. 앞으로 새로 들어오시는 분들이 목장을 정할 때도 이 선택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이 될 것입니다. 목장을 정할 때 기본적으로 세 목장을 방문하도록 권면하고 있습니다. 만약 목장 방문을 더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목장사역부에서는 1-2개의 목장을 더 추천해 줍니다. 그것은 자신이 속하고 싶은 목장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려는 것입니다. 본인이 선택을 하지 않는 모임이 그룹에 임하는 자세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에 의해 강요된 대학에 간 자녀들은 학교생활을 그리 기쁘게 여기지 않습니다. 학과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가지 않으면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늘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선택은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선택은 내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목장에 참여하는 것이 조금 늦더라도 본인의 선택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선택이 가져오는 두 가지 유익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발적인 섬김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원해서, 좋아서 목장에 들어왔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섬겨주기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물론 목자/목녀가 최선을 다해 돌보고 섬겨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결코 소극적으로 머물게 되지 않습니다. 내 선택이 옳다는 것이 보여야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것입니다. 목장은 일하는 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목원들이 많아야 10여명 안팎입니다. 가장 인원이 적은 목장은 4-5명인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 각자가 할 일을 찾고 마음을 모아서 협력해야 목장이 세워져 가는 것입니다. 저는 미국에 처음 유학을 와서 조기 축구회에 가입을 한 적이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마다 인근 공원의 운동장에서 공을 찼습니다. 제가 좋아서 선택한 모임입니다. 먼 지역으로 이사 가기 전까지 2년여 동안 거의 빠지지 않았습니다. 운동 후에는 팀원들에게 종종 식사도 대접을 했습니다. 물도 여러 개를 가지고 가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30년 가까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때 같이 운동했던 사람들이 지금도 그리워질 때가 많습니다.
  선택은 또 하나 우리를 책임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교회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목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목장은 완전한 곳이 아닙니다. 부족한 사람이 있는 곳입니다. 때로 목장에서는 인간의 죄성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기적인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속과 겉이 다른 얼굴도 보아야 합니다. 오히려 멀리 떨어져 있으면 보이지 않을 흠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곳이 목장입니다. 19세기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교회는 세계 최대의 교회였습니다. 스펄젼 목사님은 전 영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는 탁월한 목회자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분에게 상담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하루는 어느 신사로부터 자기가 갈만한 좋은 교회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아무리 찾아보아도 마음에 드는 좋은 교회를 찾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때 스펄젼 목사님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에 어디도 완전한 교회는 없습니다. 만일 그런 교회를 찾거든 내게도 알려주십시오. 나도 그 교회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완전하게 좋은 교회를 찾아도 당신은 그곳에 가지 마십시오. 당신이 그 교회로 가는 즉시 그 교회는 문제가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정교회에서 선택은 좋은 목장을 찾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그 목장에 가서 좋은 목장으로 만드는 것이 선택의 진정한 유익입니다.
  가정 교회를 이끌어가는 두 번째 힘은 ‘위임’에서 나옵니다. 위임은 일을 맡긴 다음에는 철저하게 믿어주는 것입니다. 목자/목녀는 목장을 섬기기로 자원을 한 사람들입니다. 목원들 역시 스스로 선택을 해서 그 목장에 속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목장이 원하는 대로 개성 있게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교회는 믿어주고 협력해 주는 것이 바로 ‘위임’입니다. 목사에게는 목회 철학이 있고 목회 방침이 있습니다. 어떤 목회자는 말씀 중심의 목회를 합니다. 어떤 분은 은사 중심으로 뜨겁게 목회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행사와 탁월한 프로그램으로 교회를 이끌어가기도 합니다.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진리에서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 방법은 얼마든지 다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목회자에게 주신 달란트가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목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목장은 기도를 많이 하고, 어떤 목장은 잘 놀 수도 있습니다.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서 목장을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목자도 있습니다. 목장 나름대로 필요할 때 세미나를 할 수도 있습니다. 목원들의 단합을 위해 목장만의 수련회를 갈 수도 있습니다. 목장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원칙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목장 스스로 운영 방법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운영 방법이 목장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목장 안에서 자유롭게 토론을 해보셔도 좋습니다. 누구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곳이 목장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목원들은 자신의 목자, 목녀를 ‘목사’ 처럼 여겨주셔야 합니다. 목자는 그 목장의 목사이기 때문입니다. 목장 교회를 하나님이 그 목자에게 맡기셨습니다. 물론 목자는 목원들을 생명 같이 귀하게 섬길 것입니다. 하지만 목원들은 목자를 목사처럼 존경하고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목장이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나를 위해 가장 많이 기도해 줄 사람은 목자밖에 없습니다. 목사가 교인 모두를 위해 매일 기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매일 생기는 뜻하지 않는 교회의 일들과 교인들의 사건, 사고만 해도 기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목자들은 목원들만 위해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이미 목자가 될 때 목원들을 위해 일주일에 5일 이상 매일 20분씩 기도하겠다고 서약을 했습니다. 목원들의 가정에 가장 필요한 기도 제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목자/목녀 밖에 없습니다. 저도 사실 각 가정들의 기도제목을 목자, 목녀들을 통해서 전달받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목자가 모르는 심방을 담임목사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주 특별한 사고를 제외하고는 목자와 함께 아니면 목자의 부탁을 통해서 심방을 할 것입니다. 혹시 저에게 심방 요청을 하실 때 “목자님에게 먼저 말씀하셨는지요?”라고 되물었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위임’에 대한 목회 원칙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목자가 요청하는 심방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우선순위로 달려갈 것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서 선택과 위임의 두 바퀴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정교회 사역의 생명은 전도에 있습니다. 목장은 새 생명이 태어나야 합니다. 목장이 새로 만들어진 후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습니다. 목장은 나눔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심지어 모인 자리에서 부부 싸움까지 격렬하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고 살펴보는 마음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가족 외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은 피상적입니다. 가급적 나쁜 모습은 보여주지 않습니다. 감정도 숨기고 싶어 합니다. 그러기에 속사정을 털어놓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목장은 다릅니다. 목장에 한두 번만 참여를 해도 다른 모임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만 지나면 피를 나눈 형제들보다도 목원들이 더 가까워집니다. 그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잘 알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같이 해결해 나갑니다.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에 있습니다. 서로를 자기 생명보다 더 소중하게 사랑하겠다는 신혼부부도 2-3년이 지나면 권태기가 옵니다. 목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때는 전도를 통해 새생명이 탄생을 해야 합니다.새로 편성된 목장에서 서로 깊은 교제를 나누신후에는 반드시 전도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것이 목장에 큰 활력과 기쁨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