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 벨릭스의 욕심 때문에 바울은 2년 동안 아무 의미 없이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바울을 죽이려고 암살 계획을 세웠고, 거짓으로 그를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벨릭스는 이미 바울이 무죄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유대인들이 바울을 왜 미워하는지, 바울의 재판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도 알았습니다. 그러나 벨릭스는 바울에게서 뇌물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재판을 미루기만 하고 석방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바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하게 하시겠다는 약속은 멀어져만 가는 듯했습니다. 활동적이었던 바울에게는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간이 답답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그러는 중에 벨릭스는 그의 아내 드루실라와 함께 바울을 찾아와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습니다.
드루실라는 헤롯 대왕의 손녀이자 아그립바 1세의 막내딸로, 뛰어난 미모를 가졌지만 잔인하고 쾌락을 즐기던 사람이었습니다. 벨릭스는 노예 출신이었지만, 마술사 아토모스를 이용해 드루실라가 남편을 떠나 자신과 결혼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드루실라는 겨우 16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죄악 속에서 살아가던 두 사람이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바울을 찾아온 것입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벨릭스가 아니라 드루실라가 바울과 만나기를 더 원했다고 합니다. 바울은 그들에게 의와 절제, 그리고 다가올 심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바울의 말을 들은 벨릭스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때 마음에 찔리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그 말씀이 내 안에서 역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병에 걸리면 몸에 열이 나고 종기가 생기듯이, 말씀을 들을 때 죄를 깨닫고 회개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때 하나님께 회개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도우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죄를 당장 그만두지 못할 때입니다. 그럴 때에는 주님께 솔직히 나아가 "이 죄를 그만두기가 어렵습니다. 저를 도와주세요"라고 고백하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점차적으로 그 죄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십니다. 그러나 벨릭스는 두려움에 말씀을 듣기를 포기하고, 바울에게 돌아가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말씀을 듣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벨릭스는 종종 바울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말씀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뇌물을 받을 수 있을까 기대하며 부른 것이었습니다. 결국 2년 뒤, 벨릭스는 총독 자리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마음이 찔리거나 갈등을 느끼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죄의 습관에서 벗어나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런데 그럴 때 말씀을 듣는 것을 멈추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지금 마음이 불편하고 갈등이 생겨야, 나중에 하나님 앞에 설 때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불편한 마음이 생기더라도 계속해서 말씀을 가까이해야, 그 말씀이 나를 변화시키고 나 같은 부족한 사람도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말씀을 듣거나 묵상하는 것을 중단하면 그 죄에서 영원히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마음이 불편하다고 해서 말씀 듣기를 거부하면 죄를 이길 힘이 생기지 않고, 결국 그 죄 속에서 살아가다가 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인생을 마치게 됩니다. 그 결과, 주님의 심판을 받아 영원히 멸망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벨릭스나 드루실라처럼 마음이 불편하다고 해서 말씀 듣기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마음에 찔림이 있을 때 더욱 하나님 약속의 말씀 붙잡고 회개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참 된 회개의 자리로 나아갈 때 죄의 대하여 다시금 민감해 지게 되고 그를 통해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은혜를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회개만이 참된 회복을 일으킬 수 있고 그 회복을 통하여 영적 승리를 쟁취하시는 여러분 되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