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안식년 중에는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3월 하순에 윤자성 전도사와 김규민 자매의 결혼식이 한국에서 있었기 때문에 일정을 그렇게 잡았던 것입니다. 참 은혜스럽고 풍성한 결혼식이었습니다. 두 사람과 가족들 모두 얼마나 행복해 하던지 주례를 서던 저도 큰 기쁨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예식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도착했습니다. 천천히 식장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식장 입구에는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앞두고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다가 깜짝 놀랄만한 사진에서 눈을 떼지를 못했습니다. 결혼을 위해 한국으로 떠나가기 전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Garden of the Gods(하나님의 정원)에서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붉은 암석들을 배경으로 단순히 신랑 신부가 찍은 사진이 아니었습니다.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암석을 등반하는 사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하던 장면의 사진을 보고는 깜짝 놀라기도 하고 참 대단한 젊은이들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냥 특별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 그런 포즈를 취한 것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 사진은 두 사람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를 보여주는 사진이었던 것입니다. 대학시절부터 만난 두 사람은 중동 모슬렘권 선교사로 헌신하면서 서로의 꿈을 키워갔습니다. 참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이제 윤 전도사가 신학교를 졸업하게 되면 두 사람은 요르단 선교사로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합니다. 한국도 이제 젊은 선교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20대, 30대에 파송받는 선교사는 거의 보지 못합니다. 현직에서 은퇴한 50대, 60대 선교사들이 마지막 인생의 불꽃을 피우기 위해 선교지로 나가는 실정입니다. 저는 부부가 된 두 젊은이를 보면서 참 많이 놀라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한국 방문 중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46년 만에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저에 대한 소식을 한 친구가 단톡방에 올린 것입니다. 8명이 약속 장소에 나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한 친구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랬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1반 친구들입니다. 그 당시 저희 반 숫자가 65명이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 가장 큰 65번이었습니다. 그런데 1번이던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작은 친구였습니다. 저를 보더니 “네가 이렇게 작았나?”라고 악수를 청해 왔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1번이던 그 친구는 저보다 키가 5센치는 더 커 보였습니다. 아니 1번이 어떻게 65번보다 더 클 수 있습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면서 그냥 키가 크더랍니다. 다른 친구들은 한국에서 계속 만나왔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46년 만에 저보다 더 큰 그 친구를 보고는 얼마나 놀랬는지 모릅니다. 저는 중3때의 키가 그대로입니다. 저는 그대로 있고 그 친구는 해마다 크니 저보다 더 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친구를 만난 후 지금도 “어떻게 그럴수가!” 계속 놀라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참 놀랄 일들이 많습니다. 한 번 본 것으로 고정관념을 가지면 안됩니다. 한 번 들은 것으로 평가를 내려서도 안됩니다. 믿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찬송이 하나 있습니다. “Amazing Grace”입니다. 우리 찬송가 405장에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 바로 그 찬송입니다. 이 곡은 영국의 존 뉴튼(John Newton) 목사가 만든 것입니다. 그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천국에 가면 나는 세 가지 사실 때문에 놀랄 것입니다. 내가 천국에서 꼭 볼 것으로 기대했던 사람들이 천국에 없는 것을 알고 놀랄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천국에서 볼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는 것에 놀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내가 그곳에 있는 것을 알고 놀랄 것입니다.” 믿음을 부정하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천국에 간다는 말도 아닙니다. “그 사람은 워낙 그래!” 한 번 본 것으로 모든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하나님도 우리가 죽기 전까지는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사람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환경 역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 인생에도 얼마든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