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젠하워가 열 살 무렵이었습니다. 어느 헬로윈 저녁이었습니다. 그의 형들은 사탕을 얻으러 동네를 돌아다녀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습니다. 아이젠하워도 형들과 같이 가도 싶었지만 부모님은 너무 어리다며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형들이 가는 걸 지켜보기만 했던 그는 화를 참지 못해 마당에 있는 사과나무 둥치를 주먹으로 쳤습니다. 손이 찢어질 정도였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버지가 그를 심하게 혼낸 다음 방으로 올려보냈습니다. 한 시간 뒤, 아이젠하워의 방으로 올라온 어머니는 성경의 한 구절을 그에게 읽어주었습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16:32).
그 후 아이젠하워는 일흔다섯 살이 되었을 때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나는 그때의 대화를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기억한다. 어머니는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게 주었고, 그 덕에 스르르 잠에 빠질 만큼 마음이 편해졌다.” 그는 성경말씀을 통한 어머니의 충고 이후 자신의 격렬한 감정을 다스릴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자신을 화나게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일기장에 적고는 일기장을 덮어버렸습니다. 그들을 향한 분노를 표현하기는 했지만 마음까지 빼앗기지는 않았던 것입니다. 미움이 솟구쳐도 그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애쓴 것입니다. 그는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분노로는 이길 수 없다. 분노에 휩싸여서는 생각조차 명확하게 할 수가 없다.” 어떤 때는 화나게 하는 사람의 이름을 종이에 쓴 다음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감정을 제거하기 위한 몸짓이었습니다. 아이젠하워는 별다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감정을 다스리며 자기를 부단히도 이기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우리는 남을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잘 떨쳐버리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미움은 미움으로 갚고, 분노는 분노로 갚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그렇게 하면 남을 이긴 것 같은데 이긴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마음은 더욱 혼란스러워집니다. 남을 굴복시키면 기쁠 것 같은데 잠시뿐입니다. 더 허전해집니다. 노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다른 사사람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총명하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세고, 스스를 이기는 사람은 강하며,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풍요롭다.” 남을 아는 것보다 나를 알아야 합니다. 남을 이기는 것보다 나를 이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참된 만족을 누를 수 있습니다.
요셉은 얼마든지 형들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의 말 한 마디면 모든 형들을 죽일 수도 있고, 유배를 보낼 수도 있습니다. 자기를 가족에게서 떼어놨던 것처럼 그들의 가족도 생이별을 시킬 수 있습니다. 사실 형들이 요셉에게 한 짓은 천인공노할 일입니다. 정말 동생에게 못할 짓을 했습니다. 어떻게 동생을 죽이려고 할 수 있습니까? 돈을 동생을 노예로 팔아넘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에게 가서 맹수가 요셉을 찢어 죽였다고 버젓이 거짓말을 합니다. 아버지는 그때부터 오랜 세월 눈물과 마음이 아픔이 씻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못된 형들이 지금 애굽의 총리가 된 요셉 앞에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얼마나 통쾌한 일입니까? “그때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야단이라도 쳐야 되는 것 아닙니까? 아마 요셉의 마음 속에 있는 원한과 분노가 목까지 올라왔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은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했습니다. 말 한 마디도 형들에게 상처될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형들을 위로하고 격려했습니다. 아직도 기근이 5년이 더 남았기 때문에 애굽에 와서 살라는 따뜻한 제안까지 합니다. 요셉이 형들에게 원수를 갚았다고 해서 손가락질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미움을 미움으로 갚았다고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그들의 인생을 망쳐놓는다고 무엇이 요셉에게 유익하겠습니까? 요셉은 부단히도 자기와의 싸움을 했습니다. 형들의 이름을 일기장에 큰 글자로 쓰고는 일기장을 덮어버렸을 것입니다. 요셉이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자 그는 실로 위대한 하나님의 일꾼이 됩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살리는 구원자가 됩니다. 가족과 형제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은혜의 사람이 됩니다. 다른 사람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센 사람입니다. 하지만 자기를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입니다. 단순히 힘이 센 사람보다 자기를 이기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