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부터 은퇴 후에는 중국에 선교사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지금은 건강이 따라줄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건강했고, 65세 이후에도 별문제가 없을 듯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이 3연임을 하고 장기집권을 하면서부터 중국의 거의 모든 선교사들이 추방을 당했습니다. 중국정부의 안면인식 기술이 워낙 발달하면서 외국인들이 어디에 가고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샅샅이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5-6년 전 제가 마지막으로 중국 선교를 갔을 때도 공항에서 한동안 조사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사역을 하던 교회에 중국 공안이 급습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진핑이 계속 집권을 하는한 중국에 가서 사역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사람이 계획은 세우지만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저는 2-3년전부터 또 다른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를 했습니다. 그것은 시니어 사역이었습니다. 제게 그런 생각이 든 것은 우연한 기회에 우리 교회에 시니어 원로분들이 전체 교인의 어느정도 비율인지를 살펴보면서 였습니다. RCC를 제외하고 KM만을 위주로 전체 교인들 명단을 놓고 분류를 해보았습니다. 공동의회록에 매년 원로 교인들의 명단이 나갑니다. 물론 아무 직분도 받지 않은 분들이 명단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불과 몇 분 되지 않습니다. 65세 이상 시니어 원로분들이 전체 교인의 40%였습니다. 저는 그 비율을 보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5년 후면 50%, 10년 후면 60%로 점점 늘어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교회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주변 교회들의 상황을 알아보면 거의 같은 현상입니다. 지난 3월 안식년 중에 제가 미국에 처음와서 부교역자로 사역을 했던 오렌지 카운티의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오래되고 전통있는 교회입니다. 예배를 드리는데 우리 교회보다 어르신들이 더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배 후에 담임 목사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 교회에 65세 이상 시니어 비율이 어떻게 됩니까?” 저는 그 목사님의 대답을 듣고 또 한 번 놀랐습니다. “60%입니다교회 연령 구조가 이렇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가만히 통계만 내고 있기에는 무엇인가 다급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에 시니어 사역 준비를 했던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올해 초에 초고령 사회가 되었습니다. 유엔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65세 이상 시니어가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가 됩니다. 14%를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부릅니다. 전체 시민의 20%가 넘으면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시니어 비율이 가장 많은 최고령화 사회 최고 국가입니다. 전국민의 30%65세 이상 시니어들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의 고령화되어가는 속도가 번개처럼 빠르다는 것입니다. 2040년이 되면 일본을 뛰어넘어서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나이 많은 국가가 됩니다. 한국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나라입니다. 이미 초저출산국이 된지는 몇 년이 흘렀습니다. 아이가 가장 적게 태어나는 나라, 노령 인구가 가장 많아지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2072년이 되면 한국의 고령화 비율은 무려 49.2%가 됩니다. 전국민의 두 명 중 한 명은 65세 이상 시니어가 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교회입니다. 교회는 이미 한국사회의 고령화 비율을 넘어선지가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사회 단체중 고령화가 가장 빨리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곳이 바로 교회입니다. 시골이나 지방 도시의 교회들은 이미 70-80%를 시니어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식년 중 집사람의 고향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시골 교회입니다. 열 서너분 출석하는 교회입니다. 교인 중 80이 넘지 않은 분을 거의 찾지를 못했습니다. 이런 현상들을 보면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이 분야에 전문가도 거의 없습니다. 연관된 자료나 출간된 책도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주 생소합니다. 하지만 한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한국 교회가 같이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당면 과제입니다. 저는 건강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한국 교회가, 미주이민교회가 앞으로 반드시 준비하고 풀어나가야만 하는 시니어 사역에 작은 열의와 정성을 바치려고 합니다. 제가 이 사역을 잘 준비해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