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 제나라에 맹상군이라는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재상이 있었습니다. 제나라는 그의 지혜로운 덕으로 크게 번영을 누렸습니다. 한 때 그는 개인적으로 식객을 3천 명이나 거느릴 정도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를 시기한 초나라와 진나라가 계획적으로 제나라 민왕과 맹상군 사이를 이간질했습니다. 민왕은 맹상군이 높은 공을 세워 자기에게 위협이 될 것을 두려워해서 맹상군을 직무에서 면직을 시켰습니다. 그가 권세를 잃자 그의 식객으로 모여들었던 3천명이 모두 하나같이 맹상군 곁을 떠나갔습니다. 오직 풍환이라는 식객만이 그의 곁에 남아 전심전력으로 맹상군을 모셨습니다. 하지만 맹상군은 의기소침한 채로 고향으로 내려가 집에만 머물렀습니다. 풍환은 기지를 발휘해서 진나라의 왕을 만나 맹상군을 그 나라로 데려오도록 했습니다. 진나라 왕은 많은 재물과 함께 사신을 보내 맹상군을 초청하게 됩니다. 풍환은 진나라의 사신이 도착하기 전에 제나라 민왕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맹상군을 다시 재상으로 세우도록 했습니다. 결국 풍환의 도움으로 맹상군은 재상의 지위뿐만 아니라 전보다 더 많은 영지를 하사받게 되었습니다.

맹상군이 다시 권세를 잡자 떠났던 식객들이 다시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맹상군이 풍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저들을 정성스럽게 대했건만 내가 힘을 잃자 저들은 본체만체 떠나가 버렸습니다. 오직 선생만이 나를 도와 왕을 설득하여 나의 지위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저들은 후안무치한 자들입니다. 저들이 오면 얼굴에다 침을 뱉어 줄 것입니다.” 그러자 풍환이 말에서 내려 맹상군에게 절을 하였습니다. 맹상군은 의아한 생각으로 물었습니다. “선생께서는 왜 저에게 절을 하십니까? 혹시 저들을 대표해서 저에게 사죄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군께서 크게 잘못 생각하시는 것이 있어서 감히 지적하고자 절을 올린 것입니다.” “말씀해 보십시오.” “군께서는 혹시 세상에는 당연히 그러한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제가 배움이 적어 모르고 있으니 가르쳐 주십시오.” “군께서는 아침에 시장통으로 가는 사람들을 보셨겠지요. 그들은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시장을 향해 벌 떼처럼 달려갑니다. 그러나 시장이 파한 다음에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운데 바로 이것이 당연히 그러한 법칙입니다. 사람들이 아침에 시장을 향해 몰려가는 것은 거기에 그들에게 기대할 만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고, 저녁에 시장을 쳐다보지 않는 것은 거기에 그들에게 기대할 만한 것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입니다. 군께서는 아직껏 그것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이 당연한 법칙으로부터 그들이 시장을 향해 가거나 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와 동일한 법칙에 따라 군께서 권세를 가졌을 때 빈객이 밀물처럼 몰려왔고, 군께서 권세를 잃었을 때 빈객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이것은 사람의 당연한 법칙으로서 지혜로운 자는 그런 일에 힘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군께서는 쓸데없이 이 당연한 법칙과 다투고 계십니다. 이것은 현명한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저는 군께서 이 점을 헤아리시어 빈객을 웃으며 맞으시기를 기대합니다.” 맹상군이 깊이 감탄을 하고 풍환에게 절을 한 다음 이렇게 말했습니다. “말씀을 듣고 나서 제 눈앞이 환해졌습니다. 삼가 선생의 가르침을 따르겠습니다. 제가 비록 어리석습니다만 그런 극진한 말씀을 듣고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깊은 상처를 받는 것은 사람들이 달라지는 것을 볼 때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사랑을 베풀고 잘 대해준 사람들이 어느 날 멀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 화도 나고 허탈감도 느끼게 됩니다.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해주었는데, 이럴 수 있나?”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성입니다. 전에는 이익이 되었는데 지금 이익이 안된다면 그 곁을 떠나는 법입니다. 그 당연한 법칙과 다투느냐 마음에 상처를 안고 시간을 보내서는 안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당연히 그러한 법칙도 분명히 알아야 하지만 은혜의 법칙을 놓쳐서도 안됩니다. 은혜의 법칙은 주님을 배반하고 떠난 베드로를 일으켜 세워서 더 큰 사람으로 만드는 주님의 넓고 큰 마음을 말합니다. 은헤의 법칙만이 당연히 그러한 법칙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