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어느 한인교회에서 올해의 아버지 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하나 계획을 했습니다. ‘아버지와 나라는 주제로 아버지와의 추억을 온 교인들이 같이 나누려고 마련된 행사였습니다. 교인들에게 아버지와 함게 찍은 사진을 하나씩 교회로 보내달라고 광고를 했습니다. 그 날부터 교인들은 집에 돌아가서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인들이 아버지와 다정히 찍은 사진을 한 장도 찾지 못했습니다. 30세 이상의 장년들 중에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찾은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읜 것도 아닙니다. 평범한 가정의 성실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입니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다정한 추억은 거의 없는 것이 아버지 날을 맞이하는 우리의 현실입니다.

어머니와는 다정한 추억들이 많습니다. 어떤 자리에세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은 어머니였습니다. 아이들이 놀다가 다치면 엄마에게 뛰어갑니다. 엄마는 다친 아이를 품에 안고는 아픈 곳을 쓰다듬어 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아파도 아버지에게는 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에게 갔다간 야단만 서미로 맞기 때문입니다. “칠칠치 못하게 어디서 넘어지고 다녀! 눈은 어디다 두고 다니는거여! 사내 녀석이 그깟 일로 무슨 눈물을 흘려! 그렇게 약해 빠져서 무얼 하려고 그래!” 우리가 자라면서 아머지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아버지에게 달려가는 유일한 순간이 있습니다. 성적표에 점수가 잘 나올 때였습니다.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왠지 모르게 거리감이 있습니다. 대화하기도 어렵습니다.

얼마 전 한국 음악 프로그램 지금, 이 순간에 가수 인순이가 출연을 했습니다. 자신의 노래 인생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기서 인순이는 아버지라는 노래를 부르게 된 사연을 들려주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라는 노래는 이 땅의 많은 아버지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또한 아버지와의 관계에 애증으로 얽혀있는 자녀들의 눈에 하염없는 눈물이 나게 만드는 노래입니다. “한 걸음도 다가 설 수 없었던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얼마나 바라고 바래왔는지 눈물이 말해준다.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했었다.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했었다. 제 발 내 얘길 들어주세요. 시간이 필요해요.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 싶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인순이는 이 노래를 얼마나 눈물로 부르는지 모릅니다. 아버지와의 관계가 노래 가사에 그대로 실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는 주한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고향으로 돌아가자 그는 어머니와 한국에 남아 아주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무려 36년 동안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미워도 하고 사랑도 하고,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도 못하고 점점 멀어져 간 아버지 가사 그대로 인순이와 아버지와의 관계입니다.

노래의 제목이 아버지입니다. 그런데 가사에는 아버지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본적도, 아버지라는 이름도 불러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아버지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느냐고 인순이는 작곡, 작사자에게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순이에게 가장 적합한 곡이기에 아버지라는 단어를 모두 빼고 노래를 부르게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곡은 그가 부를 때마다 가수도 울고 관중도 울고 시청자까지는 우는 명곡입니다. 조금 나이가 든 세대들은 모두가 공감하는 아버지와 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다 그렇게 사는 것인줄 알았습니다. 이번 아버지날에는 가슴 속에 담아두기만 했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자녀들에게 해주는 아버지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