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에 넘어져서 큰 고생을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 시작은 집사람으로부터입니다. 지난 안식년 기간 동안에 한국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오려는 날이었습니다. 시골 집이기에 마당에서 현관 문턱이 아주 높게 지어져 있습니다. 계단이 두 개가 있고 마당에서 바로 올라가는 턱은 상당이 높은 편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가지 못하기 때문에 문을 단단히 잠그기 위해 문고리를 잡고 세게 잡아당겼습니다. 그러다가 헛발을 디딘 것입니다. 마당으로  떨어져 넘어졌습니다. 감사하고 다행히도 뼈에 이상은 없어서 미국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항으로 가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두 달 동안 고생을 참 많이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다리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덴버로 돌아와서 얼마 후에 이양숙 집사님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님이 위독하시다는 전갈이었습니다. 곧바로 이 집사님 댁으로 갔습니다. 상황이 많이 안 좋아보였습니다. 이미 이틀 전부터 아무 것도 드시지 않았고 깨어나시지도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는 며칠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모여 있는 가족들만으로 임종예배를 드렸습니다. 고 최성침 교우님은 연세는 97세로 많으셨어도 비교적 건강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얼마전 집에서 넘어지신 것입니다. 그후부터는 자리에 드러눕게 되셨고 결국은 돌아가시게 된 것입니다. 오래 전 저희 할머님 역시 건강하셨지만 집에서 넘어지셔서 일어나지 못하시고 돌아가시는 것을 경험했던 것과 똑같은 일이었습니다.

지난 주간에는 시니어 세미나를 인도하기 위해 LA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세미나 강사는 저와 필라델피아 안디옥 교회를 섬기시다가 지난 해 은퇴하신 호성기 목사님이셨습니다. 그 분과 12일 동안 같은 호텔을 사용했습니다. 식사도 여러 번 같이 했습니다. 2년 전 큰 사건을 경험하신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모님이 몸이 안 좋으셔서 시름 시름 앓으셨다고 합니다. 어느 날 저녁 잠을 자기 위해 2층 침실로 올라가는데 앞서 가던 사모님이 갑자기 중심으로 잃고 계단 아래로 넘어지신 것입니다. 다행히 뒤에서 올라가던 목사님이 뒤로 넘어지시는 사모님을 붙잡고 꼭 안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계단이라 얼마나 불안정한 자세였겠습니까? 사모님을 안고 계단 아래로 두 분이 모두 굴러 떨어지신 것입니다. 다행히 사모님은 목사님 품안에서 타박상만 입고 큰 어려움은 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목사님의 척추뼈가 금이 가고 말았습니다. 그 치료를 위해 무려 2년 간을 고생하셨다고 합니다. 한국에까지 나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서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 것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이야기는 사모님이 물론 다른 지병도 있으셨지만 그렇게 넘어지신 다음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꼭 1년 전인 지난해 5월에 소천하셨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또 고인순 집사님의 텍스트를 받았습니다. 남편이신 고종만 집사님이 부엌에서 넘어지셔서 척추뼈를 다치시는 큰 사고를 당하신 것입니다. 주일에 수술을 하고 지금은 회복 중에 계십니다. 하지만 한 동안 움직이지 못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십니다. 넘어지거나 떨어져 다치는 낙상은 노년층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젊은이라면 타박상으로 그칠 가벼운 넘어짐이 나이가 든 분들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낙상 사고로 겪을 수 있는 고관절 골절이 대표적입니다. 꼼짝하지 못하고 누워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페렴이나 욕창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고관절 골절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2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70%나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넘어지는 것을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도 신체적인 넘어짐은 몸에 금방 표시가 나기 때문에 금방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곧바로 치료를 받습니다. 하지만 영적인 넘어짐은 자기가 넘어졌으면서도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혹시 내가 요즈음 영적으로 넘어지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적절한 치료를 받고 영적으로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