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든 한국이든 일반적으로 시니어라고 하면 65세 이상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65세에 메디케어가 나옵니다. 본격적인 시니어 세대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쇼셀 시큐리티는 67세에 FRA(Full Retirement Age)가 되어 연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62세부터 조기신청해서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60세부터 받았던 국민연금이 조금씩 늦춰져서 몇 년후에는 65세부터 받게 됩니다. 또한 65세가 되면 지하철 무임승차를 할 수 있고, 국립공원들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각나라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65세 전후를 은퇴 연령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까지 한국에서는 노인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마을마다 노인정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는 노인석이 있었고, 교회에서는 노인대학을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노인이라는 말에는 ‘늙은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드신 분들은 노인이라는 말을 대부분 싫어합니다. 그것을 안 다음부터 대부분 경로라는 말로 바꾸었습니다. 노인정은 경로당으로 바뀌었고, 지하철에도 경로석, 교회에서는 경로대학으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이제는 경로라는 말도 노인 혹은 늙었다는 이미지가 들어가 있어서 잘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2012년도부터 노인이라는 표현을 어르신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자를 너무 극존칭 하는 것 같아 도리어 부담이 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실버라는 말도 노인을 지칭하는 말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중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은발로 바뀌는 노년층을 통칭할 때 이 표현을 사용합니다. 실버타운, 실버산업, 실버보혐, 실버푸드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요즈음 노년층들은 실버라는 표현마저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셌다”라는 의미를 가진 실버가 나이든 신체적 특성을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미국에서 사용하는 시니어라는 영어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경우들이 많아졌습니다. 영어 단어의 시니어는 나이가 들었다는 이미지보다는 선배, 연장자, 경험자, 원숙함 등의 다양한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노인 혹은 은퇴자에 대한 정의가 계속 새로워지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노인은 더이상 옛날의 노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노인이 노인으로 불리워지는 것을 거부합니다. 시니어란 표현을 선호한다는 것은 나는 아직 노인이 아니라는 강력한 자기 주장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고령화가 급격하고 진행되고 건강수명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현대는 늙는 것을 수용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일보에서 65세 이상 600명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도 자신을 노인으로 생각하는 나이는 73.2세로 나타났습니다. 이 나이는 매년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 80세도 노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이제는 시니어도 다 같은 시니어가 아닙니다. 100세 시대를 살다보니 시니어들 안에서도 연령차이가 많이 나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 시니어를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학자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 하지만 유의미한 차이는 없습니다. 65세에서 74세까지를 액티브 시니어라고 부릅니다. 이름만 시니어일뿐 시니어가 아닌 계층입니다. 자신들을 절대 노인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75세에서 84세까지를 고령시니어라고 부릅니다. 이때부터 건강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고령자라는 말이 어울리기 시작하는 연령층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성적인 질병 한 두 가지씩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이 연련층의 많은 시니어들이 여전히 건강합니다. 운전도 자유롭게 합니다. 여러가지 사회 활동에도 참여를 합니다. 85세부터 그 이상을 초고령 시니어라고 부릅니다. 이 연령층에 속한 시니어들은 활동을 조금씩 자제하기 시작합니다. 밤에는 잘 나가지 않습니다. 운전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원에도 자주 출입하며, 요양원에 들어간 시니어들도 다수가 됩니다. 65세만 되면 직장에서도 은퇴하고, 교회 사역도 내려 놓고, 섬김과 봉사에서도 뒷짐을 지는 것은 요즈음 변하는 시대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이 되었습니다. 시니어가 누구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나는 어떤 시니어가 될 것인가를 고민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