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우리 교회는 10여년 만에 전교인 야외예배를 다녀왔습니다. 장소도 교회에서 조금 멀고 낯선 곳이어서 많은 교우들이 오시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교우들이 참여해서 아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부분의 교인들은 야외예배 장소를 처음 가보는 곳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멀리서부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어렵지 않게 해당 장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교인들이 도착하기 3시간 전부터 제1차 준비팀이 먼저 가서 갈비를 굽기 시작한 것때문입니다. 산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은 우리 준비팀이 먼저 가 있는 곳 한 곳밖에는 없었습니다. 200여명의 갈비를 굽기 위해 하루종일 수고한 칠레 목장 식구들과 1차 준비팀의 섬김이 더욱 빛났던 하루였습니다. 온가족들이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와 맛있는 점심식사는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목장에서 준비해온 밑반찬들을 다른 목장과 서로 나누면서 서로 웃고 즐거워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한 가족, 한 식구임을 확인하는 축복된 날이었습니다. 이 야외예배를 위해서 수고한 모든 준비위원들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보냅니다.

점심식사 후에 김덕래 집사님의 인도로 전교인을 4팀으로 나눠서 게임을 하는 흥겨운 시간도 가졌습니다. 어른들도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저는 교인들의 모습을 하나 하나 보면서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마지막 순서 보물찾기가 있었습니다. 이제는 피곤하고 힘이 빠질만도 한 오후 시간인데 어린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눈이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어린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소풍을 가거나 교회에서 야외예배를 나가면 가장 신나는 시간이 바로 보물찾기였습니다. 게임은 잘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순발력이 뛰어난 사람은 게임에서 우승을 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보물찾기는 모두에게 공평합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져 있습니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연세가 많이 드신 어른 목원들도 모두 어린아이 같은 심정으로 보물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참 보기에 좋았습니다. 보물찾기 종이에는 등수가 적혀져 있어서 벌써 2등을 찾았다고 좋아하는 분도 있고, 3등을 발견했다고 기뻐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기도했습니다. “기쁨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보물이 발견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야외예배에서 진행하는 순서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보물을 발견한 것이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된다면 오래 남는 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물찾기에서 기도까지 한 것은 어느 책에서 보았던 보물찾기에 얽힌 감동스런 이야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크레파스 사기도 힘들었던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했습니다. 불자동차를 그리려면 빨간색 크레파스가 있어야 하는데 그는 빨간색이 없었습니다. 친구들에게 빌리려고 하면 나중에 자기가 다 칠한 뒤에 빌려주겠다고 거절을 당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가을에 소풍을 갔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보물찾기가 있었습니다. 한참을 찾는데 짝꿍이 저자를 느티나무 아래로 데리고 가더니 그곳을 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보물 종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 보물이 바로 그렇게 갖고 싶었던 크레파스였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 다음부터는 친구들 눈치 안보고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학기가 끝나면서 선생님이 전근을 가셨습니다. 그날 짝꿍이 저자의 집에 놀러왔습니다. 그리고는 절대 비밀이라고 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사실 지난 가을 소풍에서 느티나무 아래에 가서 보물을 찾아보라고 한 것은 담임 선생님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저자에게 절대 그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말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선생님이 전근을 가셔서 그 비밀을 이야기 한 것입니다. 크레파스가 꼭 필요한 자기에게 보물찾기를 통해서 크레파스가 갖게 하신 선생님의 마음 깊은 사랑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떠나실 때 마지막으로 자기에게 했던 말이 기억났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절대로 기죽지 말아야 한다. 선생님하고 약속할 수 있지?” 보물찾기는 그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을 주었던 추억이 된 것입니다. 신앙에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어야 합니다. 교인들과 목원들과의 관계에서는 꼭 기억할 만한 추억이 있어야 합니다. 그 추억이 우리에게 힘과 위로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