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1924101일 생으로 100살을 3달 넘긴 20241229일까지 살았던 분입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오래 산 대통령에 속합니다. 미국의 고령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전망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수는 앞으로 30년 동안 약 5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합니다. 202410만 명에서 2054년에는 5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실 100세 인구는 일본이 미국보다 더 많습니다. 2024146천 여명입니다. 그러나 30년 후에는 미국보다 적은 40여 만명이 됩니다. 미국의 인구가 일본에 배해 3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100세 인구는 2000년에 979명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20년 후인 2020년에는 5,581명으로 무려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4년 후인 2024년에는 8,563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내년 2026년에는 100세 인구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100세 노인 현상이 이제 실제로 우리 삶의 중심에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저희 교회 분들 가운데도 105세가 되신 교우님이 계십니다. 요양원에 계셔서 교회에는 나오시지 못하지만 아직 귀도 눈도 정신도 건강하십니다. 90이 넘으신 어른들은 여러 분들이 됩니다. 그 분들 중에서도 100세를 넘기실 분이 많으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0여년 이상 ‘100세 시대라는 말을 매스컴이나 개인들의 대화 속에서도 자주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만이 아니라 100세 시대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시니어 사역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아주 흥미로운 책 하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라는 제목을 달고 그것도 20년 전인 200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의 상상력 넘치는 기지가 작품 내내 엿보이는 책입니다. 인구 900만인 스웨덴에서 100만부가 팔릴 정도로 초대형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지금까지 20여개국이 넘게 번역이 되어 전세계적으로 1000만 부 이상 팔린 아주 유명한 소설입니다. 한국에서는 2014년에 번역이 되어 그해의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와 연극으로도 제작이 되어 시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을 정도입니다. 줄거리는 산만하고 복잡해서 자세히 설명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주인공인 100세의 알란은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노인입니다. 20년 전인 2005년 만해도 100세를 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요양원에서는 알란의 100세를 축하하는 대규모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요양원이 있는 플랜시의 시장까지 참석하는 아주 성대한 파티였습니다. 지역 신문 기자들도 알란의 100세 파티를 보도하기 위해 요양원으로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알란은 요양원에서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요양원 직원들 몰래 창문을 넘어 요양원을 탈출하게 됩니다. 그것도 그의 100세 생일 파티가 열리기 바로 직전이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기발한 일들이 알란 주변에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요양원을 탈출한 알란은 곧바로 버스 터미날로 향했습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갈 수 있는 도시의 표를 끊고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그때 한 청년이 화장실에 다녀올 동안 자신의 트렁크를 맡아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버스 시간이 되자 그 트렁크를 버스에 실어 도망을 칩니다. 나중에 트렁크를 열어본 알란은 깜짝 놀랍니다. 그 안에는 무려 400만불의 돈이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청년은 마약 거래를 하는 조직원이었던 것입니다. 그 청년과의 숨막히는 쫓고 쫓기는 줄다리기가 펼쳐집니다. 이 내용은 소설의 시작 부분에 불과합니다. 아주 기막힌 이야기들이 작품 내내 가득합니다. 그 작품을 읽으면서 놀라는 사실은 100세인 그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건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루의 모든 일과가 틀에 박힌 듯이 정해져 있는 요양원에서 죽는 날만을 기다리는 무기력한 노인의 모습보다는 무엇인가 새로운 일과 기대가 가득차 있는 행복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100세에 요양원을 탈출한 것 자체가 100세 시대에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100세 시대, 이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