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복된 죽음 준비 세미나에 지난주일까지 약 60여분의 교우들이 신청을 하셨습니다. 사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죽음이 올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단지 아직은 내 이야기가 아닌 남의 이야기로만 들릴 뿐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내 삶의 마지막도 가까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죽음은 그렇게 낯선 용어는 아닙니다. 성경에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주님은 죽으신지 삼일 만에 죽음의 궨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것이 기독교 최고의 명절인 부활절입니다. 부활 역시 죽음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죽음이 먼저 있어야 부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죽음을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9:27). 죽음은 누구도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모두가 죽습니다. 저는 18년 전 우리 교회에 부임한 이래 많은 장례를 집전해 왔습니다. 더욱이 팬더믹 기간에는 1년에 7-8차례의 장례가 있을 정도로 어른들이 많이 돌아가셨습니다. 마지막 순간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어른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또한 슬픔에 잠겨있는 가족들과도 장레에 관한 어려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강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장례준비는 순서대로 진행하면 되긴 하는데 죽음 준비는 얼마나 하신 것일까? 하고 말입니다. 죽음 준비가 무엇인지 저도 처음에는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경우들을 돌아보고 참고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이렇게 준비를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다른 어느 교회에서도 한 번도 하지 않은, 우리 교회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복된 죽음 준비 세미나로 열매를 맺게 된 것입니다.

한 평생을 살면서 준비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한 사람의 책임감있는 사회인으로 살기 위해 20여년간 학교에서 공부로 준비를 합니다. 대학 입학도, 대학원 입학도 준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고등학교 성적 관리를 해야 하고 에세이, 인터뷰 준비도 해야 합니다. 결혼을 하기 위해서도 그 준비를 1-2년도 넘게 합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도 준비 없이 낳지를 않습니다. 언제 낳아야 할지, 어떻게 아이를 양육할지 요즈음 젊은 부부들은 철저한 계획 속에 준비를 통해서 결정을 합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에 하나가 은퇴 준비입니다. 20-30년전 까지만 해도 은퇴 후에 5년 이상을 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수명이 짧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식적인 평균 수명이 85세를 넘기고 있습니다. 젊어서 죽는 사고들이 많기 때문에 사실 90세가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은퇴 후에도 30-40년은 더 살아야 하는 때가 되었습니다. 준비 없이 은퇴했다가는 노후의 삶이 아주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은퇴 준비 세미나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유투브에는 은퇴 준비를 위한 동영상이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지 모릅니다. 준비를 해야 안정되고 평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은퇴 세미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주님이 부활의 첫 열매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우리들도 주님처럼 부활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영원히 살 것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도 모든 일에 준비를 철저히 하는데 영원한 삶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처럼 아쉬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영원한 삶은 죽음과 함께 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죽음 준비가 곧 영원한 삶을 위한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어른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 가운데 의외로 구원의 확신이 없으신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천국 영원한 삶에 대한 소망도 희미한 분들이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이 두 가지는 가장 시급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의 마지막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2:22). 결코 자신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입니다. 호흡이 그치면 오늘이라도 주님 앞으로 가야 합니다. 인생 연수 계산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번 복된 죽음 준비 세미나를 통해서 우리의 남은 인생이 보다 더 겸손하게 주님께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