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교회에 부임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사역 중에 하나는 초원지기 모임이었습니다. 지금은 팬더믹 이후 초원지기 모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일 중에 하나입니다. 초원지기 모임은 저와 장로님들만 만나지 않았습니다. 집사람과 장로님의 아내들까지 항상 10명이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사택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교회 사역을 한 후 주일 오후에 모임을 가졌지만 얼마나 은혜스럽고 감사한 모임이었는지 모릅니다. 목사가 장로님들과 함께 사역을 하는 것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모든 의사 결정은 목협회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초원지기 장로님들이 모두 목협회원입니다. 사실 안수집사님들 한 두 분을 제외하고는 목협회원 전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 초원지기 모임을 통해서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같이 기도했습니다. 집사람이 그 날 음식은 처음부터 자청을 해서 준비했습니다. 최대한 풍성하고 맛있게 준비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음식을 같이 나누고 가정 이야기를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었습니다. 너무 기쁘고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기에 한 번 모임이면 5-6시간은 보통이었습니다. 장로님들은 목사와 사모를 신뢰하고 믿어주었습니다. 목사 역시 장로님들을 존중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런 유대관계에서 나오는 신뢰는 모든 교인들에게 그대로 스며들었습니다. 목협회가 무엇을 결정하든 그대로 믿어주고 신뢰를 보내주었습니다. 어떤 회의든 길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공동의회도 늘 은혜스러웠고 1시간도 걸리지 않은 채 즐거움 속에서 끝났습니다. 저는 사실 제직회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 법에는 1년에 네 번, 매 3개월마다 제직회를 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가 은혜스러우면 회의는 그렇게 빈번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예배 후에 새로운 교인들, 목장 식구들과 식탁 교제를 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 더 교회에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특별한 안건을 다룰 때만 제직회를 했습니다. 물론 교회 법대로 하지 않아서 아쉬워한 분들이 있기만 했지만 저는 그런 결정을 별로 후회하지는 않았습니다. 회의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램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도 그때 초원지기 모임을 함께 했던 분들, 그리고 그때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고 생각하기만 하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있습니다. 저는 그 시기 저희 부부를 비롯한 초원지기 10명이 수시로 함께 나가서 모였던 야외 모임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그때의 사진을 지금도 때로는 눈시울을 적시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 나오는 얼굴들이 너무 해맑고 행복하고 즐거워보입니다. 한 마음으로 한 교회를 섬기며 서로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너무도 고귀했던 동역자들, 믿음의 친구들 이름이라도 이 자리에서 불러보고 싶습니다. 채부식 장로님, 채명순 권사님, 김봉규 장로님, 김복실 권사님, 남성희 장로님, 고진숙 권사님, 이규훈 장로님, 김기정 권사님! 이 분들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목사의 마음을 이해하고 같은 마음으로 섬겼던 목자, 목녀들도 저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목자, 목녀는 보통 3-4가정의 목원들을 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원들을 섬기는 것이 어려울때가 참 많습니다. 인원은 얼마 되지 않지만 오만가지 일들이 다 일어납니다. 속상하고 지치고 피곤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목원들을 끝까지 품어주면서 섬깁니다. 교회에 오나 안오나부터 목원들 가정의 모든 대소사에 함께 하며 무엇이라도 도우려고 합니다. 저는 목자, 목녀들이 목장을 섬기면서 종종 이렇게 저에게 말씀을 할 때가 가장 뿌뜻했습니다. “목사님 마음을 이제 알 것 같아요” 목사가 하는 일은 목자, 목녀들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마음을 알아주는 목자, 목녀들이 얼마나 귀하게 느껴지는지 모릅니다. 사실 저의 목회 목표는 목자, 목녀들을 많이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교회가 더 많이 부흥했으면 목자, 목녀들이 100명이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세우지 못한 것이 저의 큰 아쉬움 중에 하나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목자, 목녀들의 이름을 다 적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의 목회에 너무 소중하고 고마웠던 분들이 바로 목자, 목녀들입니다.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중하게 여기는 목자, 목녀 모든 분들, 하늘 복 받으시기 바랍니다.